푸틴, 가스 대금 결제 루블 결제 지시 대통령령 서명
"루불 결제 안하면 공급 중단" 위협
독일 등 유럽, 즉각 거부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일부터 외국의 러시아 가스 구매 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도록 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TV 방송 연설을 통해 루블화 결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기존 계약은 중단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천연 가스를 구매하려면, 러시아 은행에 루블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면서 "내일(1일)부터 루블 계좌로 대금이 지불돼야 가스가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만약 (루블) 결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는 이를 구매자측의 채무 불이행으로 간주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면서 "우리에게 누구도 공짜로 팔지 않는 것처럼, 우리도 자선을 베풀 순 없다. 즉, 기존 계약은 중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대통령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제재에 가담한 비우호국의 가스 구매 계약에 적용되며 루블 결제를 위해 러시아 국영가스기업 가스프롬의 금융자회사인 '가스프로방크'에 'K 계좌'를 개설토록 했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천연가스 구매자들이 가스 대금으로 외환을 가스프로방크 계좌에 입금하면, 가스프로방크는 이를 루블로 교환해 대금을 결제토록 하는 방식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같은 방식에 따라 합의된 규모와 가격에 맞춰 가스 공급을 계속 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밖에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세력은 이전부터 러시아를 약화시키기 위해 경제 제재 등을 준비해왔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마무리되더라도 대러 제재는 계속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미국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서방의 다른 나라들을 희생시키고 있다면서 결국 유럽은 저렴한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아닌 미국의 비싼 제품을 구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천연가스 수입 중 러시아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은 푸틴 대통령의 이같은 요구를 즉각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