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정상 중 처음으로 푸틴과 회담...설득 실패
"전쟁 종식 언급하며 솔직하고, 힘든 대화"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카를 네함머 오스트리아 총리가 1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와 대면회담을 가졌다.
지난달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 중 푸틴 대통령을 직접 만난 것은 네함머 총리가 처음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크렘린궁이 아닌 모스크바 외곽의 대통령 관저인 '노보오가료보'에서 비공개로 열렸다.
네함머 총리는 회담이 끝난 뒤 발표된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는 매우 직접적이고, 솔직하고 힘든 대화를 나눴다"면서 "이는 우호적인 방문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푸틴에 대한 나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이 전쟁은 양쪽 모두가 패자가 될 뿐이기 때문에, 당장 종식돼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자신의 회담이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을 끝내고, 여러움을 겪는 민간인들을 위한 여건이 개선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기자회견하는 카를 네함머 오스트리아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지만 네함머 총리는 이후 모스크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낙관적인 인상을 가질 수 없었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는 특히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대한) 공격은 명백하게 대규모로 준비되고 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네함머 총리의 이같은 언급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네함머 총리의 발언을 감안할 때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목표 달성 의지를 굽히지 않고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대한 대대적 공세 각오를 밝혔을 것으로 보인다.
크렘린궁은 이밖에 이번 회담에서 유럽에 대한 러시아산 천연 가스 공급과 루블화 결제 문제가 의제로 포함됐다며 이를 부각시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회담에서 앞서 우크라이나 정세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면서 가스 문제도 논의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오스트리아는 러시아에서 천연 가스의 80%를 수입할 만큼 의존도가 매우 높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