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LX하우시스가 건자재·인테리어 부문에서 KCC의 지위를 넘보고 있다.
그룹 계열사가 국내 유리업계 2위인 한국유리를 인수한데 따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양측이 거의 동일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가운데 전국적인 유통망을 확보한 LX하우시스가 한국유리와 협업을 강화하면 창호부문에서 확실한 1위를 굳힐 전망이다. 건자재·인테리어 부문 전체에서 '넘버원' KCC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KCC도 그룹차원에서 최근 국내 벽지 3위 기업 신한벽지를 인수해 장식재 부문을 강화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인테리어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두 회사의 열전이 펼쳐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 LX하우시스-KCC, 건자재·인테리어 제품 포트폴리오 동조화
26일 업계에 따르면 LX하우시스가 속한 LX그룹 계열사 LX인터내셔널은 지난 3월 말에 한국유리공업 지분 100%를 약 5925억원에 인수했다.
LX인터내셔널은 이를 통해 다양한 소재분야 시장진입을 가속화함으로서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확보한다는 입장이다.
유리는 자동차나 IT산업의 필수자재이기도 하지만 건설자재로서 차기 정부 출범 이후 주택공급확대 뿐만 아니라 리모델링 증가로 유리 수요는 안정적인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KCC 역시 '수성' 채비에 여념이 없다. 앞서 3월 KCC와 KCC글라스도 신한벽지의 지분 100%를 약 1470억원에 인수하는 거래를 마무리했다. 신한벽지는 LX하우시스, 개나리벽지와 함께 국내 벽지 시장 '빅3'로 꼽히고 있다. KCC는 LX하우시스 등과 인테리어 사업 경쟁을 강화하기 위해 신한벽지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M&A를 통해 LX하우시스와 KCC는 주방, 욕실 제품, 벽지, 창호, 바닥재, 장식재 등 건자재-인테리어 부문에서 거의 동일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양상이다.
◆ LX하우시스·한국유리 협업 효과, KCC 넘본다
LX하우시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3조4720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규모를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율은 1.94%로 전년의 2.34%에 비해 낮아졌다. 부진한 실적회복에서 경쟁회사 KCC와 대조적으로 그 속도가 더디다는 점이 LX하우시스의 약점으로 지적됐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그룹에서 인수한 한국유리와 협업을 통해서 LX하우시스는 실적 회복 가속화 등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판유리 원자재 공급 등에서 한국유리는 계열사 LX하우시스 건자재 사업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유리는 국내 건축용 판유리 시장에서 KCC글라스 50%를 이어 2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PVC창호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는 LX하우시스는 한국유리와의 관계를 강화할 수 밖에 없는 구도다.
특히 최근 은으로 된 코팅막을 씌워 일반복층유리보다 에너지 효율을 훨신 높인 주거용 기능성 로이유리의 경우 LX하우시스 점유율은 30%로 한국유리의 20%와 합치면 KCC의 40%를 능가한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다만 인수 시너지에 대해 LX하우시스측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그룹 계열사 LX인터내셔널이 한국유리를 인수했기 때문에 아직 LX하우시스는 구체적으로 어떤 사안을 언급할 입장은 못된다"고 말했다.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