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인구 1800만의 거대도시 선전이 코로나 봉쇄로 몸살을 앓고 있다.
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선전은 지난 40년 동안 연간 20%의 경제성장률을 보였지만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충격으로 올 1분기 성장률 2%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 1분기 성장률인 4.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3월 선전의 수출은 전년 대비 14% 가까이 줄었다.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일부 항구가 봉쇄된 탓이다. 지난 3월 14일 선전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약 일주일간 도시 전체를 전면 봉쇄했다.
같은 기간 상업등기도 3분의 1 가까이 줄었다. 중국 국제선 항공기 운항이 임시 중단되고 선전과 홍콩을 오가는 국경이 완전히 폐쇄돼 선전시가 경영상 어려움을 겪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선전에서 제조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데이비드 퐁은 "당국의 엄격한 규제로 해외 시장 개척에 난항을 겪고 있다"며 "최근 두 달간 상하이 봉쇄와 소비자 신뢰 하락으로 회사 매출이 2020년보다 40% 감소했다"고 말했다.
선전은 1979년 개혁개방 이후 중국 최초 경제특구로 지정된 뒤 가파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1979년 1억9000만위안(약 361억원)이었던 선전시 국내총생산(GDP)은 2021년 3조위안을 돌파했다. 화웨이, 텐센트, ZTE 등 대형 기술기업이 밀집해 있어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기도 한다.
앞서 지난해 10월 옥스포드경제연구원은 선전이 2020~2022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선전시 서커우 지역 공사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선전 대표 기업들의 고전도 경기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선전에 본사를 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ZTE, 세계 1위 드론업체 DJI 모두 미 상무부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있는 상태다. 선전을 대표하는 부동산 기업인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개발업체 헝다그룹은 채무불이행으로 파산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클라우스 젠켈 주중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남부지부 의장은 "선전의 매력이 사라지고 있다"며 "코로나19 방역과 경제 성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쑹딩 중국 정부 싱크탱크인 중국종합개발발전연구소 주임은 "선전의 경제가 흔들리고 부진하다"며 "선전이 충분한 모멘텀을 갖고 있는지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리처드 홀트 글로벌 도시 연구원은 "탄광 속 카나리아인 선전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선전이 어려움에 처했다는 건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에 대한 경고 신호"라고 진단했다.
'탄광 속 카나리아'는 과거 광부들이 탄광 속 유독 가스를 감지하기 위해 카나리아를 데리고 들어간 데서 유래한 말로 다가온 위험을 먼저 알려주는 대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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