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존의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해 아직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며, 물가 급등세가 이어지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 CNBC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28일(현지시간) 포르투갈에서 개최한 통화정책 연례총회에서 "앞으로 2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지만, 여전히 (유로존 경제가) 플러스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유로존 경제는 대러시아 제재에 따른 에너지 위기와 식량 불안에 성장세가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ECB의 긴축 정책까지 맞물리며 유로존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총재는 경제가 아직 유로존 경제에 침체에 빠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시장을 달랬다.
유로존 내 치솟고 있는 물가와 관련해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수준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유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총재는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1970년대 석유 파동 때보다 훨씬 높고, 공산품과 농산물 물가 상승률도 1980년대 중반 이후 이렇게 높은 적이 없다고 우려했습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2%로 안정시킨다는 목표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필요한 만큼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전망이 개선되지 않으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더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면서 "다만 이는 향후 나오는 지표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ECB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전망에 유럽에서 재정 상태가 상대적으로 부실한 이탈리아 등 주변국을 중심으로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ECB는 이달 초 유로존 내 국가 간 '금융 분절화(fragmentation)'를 막기 위한 새로운 수단을 마련한다는 명목으로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이 회의에서 ECB는 "긴급자산매입프로그램(PEPP)의 상환금을 탄력적으로 재투자하고 회원국 간 격차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새로운 시장 지원 도구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시장 지원 도구의 규모나 적용 시기 등은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 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ECB의 새 위기 대응책이 7월 20~21일 통화정책회의 이전까지 마무리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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