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빅스텝 발표 이후 상승세
전문가들 "이미 선반영...추가 영향 미미해"
'원달러 환율' 안정화 될까...외화 유입 기대도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사상 첫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았지만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미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선반영 됐으며, 외국인 자금 이탈과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한은의 빅스텝이 외국인 수급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금통위는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p) 인상했다. 치솟는 소비자물가를 억제하고 한미 기준금리 역전 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기존 연 1.75%에서 2.25%로 조정된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13일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6.69포인트(0.29%) 상승한 2324.45에 출발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56포인트(0.07%) 오른 751.34에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6원 내린 1307.5원에 장을 열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2.07.13 mironj19@newspim.com |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82%(19.09p) 오른 2336.85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하락세를 보이던 증시는 기준금리 0.5%p 인상이 확정되자 상승세로 전환했다.
증권가에서는 한은의 빅스텝이 증시에 선반영된 것으로 해석했다. 재료가 이미 노출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또 한은의 빅스텝은 예외적인 상황으로, 향후 추가적인 빅스텝이 나오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반영됐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폭이 커진 것은 미국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며 1300원을 넘긴 환율에 대한 대응 성격이 있다"며 "국내엔 가계부채 문제가 있으니 향후 추가적인 빅스텝을 밟기보단 다시 25bp(1bp=0.01%p)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시장은 선반영 효과에 대한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오르는 부분은 분명히 부담스럽지만, 이미 시장이 선반영한 상황에서는 더 큰 충격이나 파장이 있기보다는 선반영한 것에 따른 되돌림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또 "이번 빅스텝으로 채권 금리가 하락하는 반전 계기가 된다면 증시에 우호적"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의 금리 인상은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 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는 점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결국 외국인 투자자가 시장의 방향성을 좌우할 텐데 외국인 입장에서는 원화 약세장에서 한국 주식을 사야 할 동인이 부족했다"며 "한은의 정책금리가 연준의 정책금리와 괴리가 벌어지지 않는다면 외국인 수급에는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외국인 수급 중 일부는 '한은이 빅스텝을 못할 것'·'연준을 따라갈 수 없을 것'이란 시각이 반영된 것도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경민 연구원도 "일단은 달러가 중요하다"며 "이번 빅스텝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진정이 된다면 외국인 수급 개선 여지가 있다고 본다. 특히 이번 주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동 순방에 나서고 곡물 가격도 빠지고 이런 부분들이 조합된다면 국내 증시도 반등 시도가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2022.07.13 ace@newspim.com |
이날 저녁 발표될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주목할 변수다. 지난달보다 더 높은 수준인 8.8~8.9%로 전망되고 있는데, 이보다 높은 9% 수준으로 나올 경우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다만 예상에 부합하는 CPI가 나올 경우 물가상승 피크아웃(정점통과)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 팀장은 "최근 유가나 식료품 등 이러저러한 커머더티 가격이 많이 빠졌고 이 부분이 추후 물가에 반영된다면 CPI가 높게 나온다 한들 피크아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주목할 것은 꺾인 물가가 어디서 멈추냐는 것"이라며 "4~4.5% 수준으로 간다면 물가는 꺾였짐나 새로운 고물가 시대로 진입하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3.5%까지 금리를 올렸다가 내년에 내릴 것이라고 기대하는데 물가가 오르면 못 내린다. 시장의 인식과 실제 물가의 괴리가 확인되는 시점에는 시장이 더 흔들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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