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의회가 신속 처리하려는 반도체 산업 육성 지원 법안에 중국 투자 제한 내용을 포함할 수 있다는 소식이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반도체 기업이 미국 내 공장 신설에 보조금을 받는 경우 중국 내 특정 투자를 확대하는 것을 금지하는 방안을 지지하고 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법안의 강력한 가드레일(guardrail·안전장치)을 지지한다"며 "(법안은) 미국 내 반도체 투자 증대를 위한 것이지 중국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연방 의회의사당. 2022.06.09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백악관이 '안전장치'에 비유한 중국 투자 제한 조항은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에 보조금을 받는 기업이 향후 10년 동안 중국 반도체 제조 시설 확장 등에 투자를 금지한다는 것이 골자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중국 투자 제한 조항은 확정된 것이 아닌 논의 중인 사항이라고 전했다. 또 인텔과 반도체산업협회 등이 이 조항에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19일 반도체 산업 육성법안에 대한 절차투표를 진행할 수 있다고 알렸다.
반도체 산업 육성 법안은 미국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처리한 혁신경쟁법안과 경쟁법안에서 반도체 산업 지원 내용만 가지고 만든 별도의 법안이다.
법안은 520억달러(약 65조원) 규모의 보조금과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는 반도체 제조 장비 투자에 대한 25% 세금 공제와 15억달러 규모의 공공 무선 공급망 혁신, 5억달러 규모의 국제 보안 통신 프로그램, 2억달러의 근로자 교육 예산 등이 포함된다.
그동안 미국 의회는 상·하원에서 각기 처리된 법안을 하나로 묶기 위해 민주당과 공화당이 협의해왔지만 공화당은 하원의 경쟁법안이 반도체 산업 육성과 관계없는 예산 내용을 여럿 담고 있다며 반대해왔고, 오는 8월 연례 휴회를 앞두고 극적 타결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공화당도 반도체 산업 육성법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법안이 처리가 되면 미국에 반도체 제조시설을 건설하는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도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다만 법안은 미국 내 제조시설을 갖추고 있거나 새롭게 짓는 기업에만 혜택이 되는 내용이어서 엔비디아, AMD, 퀄컴 등과 같이 미국 내에서 반도체 설계는 하지만 해외에 위탁생산하는 기업들은 큰 혜택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