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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쇼크] ③'영국은 예고편' 지구촌 금융시스템 살얼음판(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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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 위기 '뇌관' 부상
채권 자경단 30년만에 출몰
伊·獨·美·신흥국까지 '불안'
금리 인상 후폭풍 거세다

이 기사는 10월 18일 오후 4시15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영국이 처음이지만 마지막일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9월 하순 이후 영국 채권시장의 패닉과 관련, 재무 컨설팅 업체 크롤의 메건 그린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칼럼을 통해 밝힌 의견이다.

전세계 금융시장을 뿌리까지 흔들어 놓은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영국 뿐 아니라 주요국 어디에서나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시장 전문가들은 전세계 채권시장이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가장 커다란 공격 위험에 노출된 상태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영국의 금융시장 혼란이 재무장관 교체와 감세안 철회 발표에 일단락 된 것으로 보이지만 잠재적인 위기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는 것.

[채권 쇼크] 글싣는 순서

1. 영국 '금리 쇼크' 일단락됐나...남은 불씨와 교훈은
2. 영국 파운드화 급락 이유와 향후 전망...투자 기회는
3. '영국은 예고편' 지구촌 금융시스템 살얼음판
4. 위기가 기회, 2023년 채권시장 '황소장' 온다
5. 日 YCC '마침표' 지구촌 채권시장 태풍의 눈

특정 국가의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국채 수익률이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포착될 때 대규모 '팔자'를 통해 수익률을 올리는 세력을 뜻하는 이른바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이 영국 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주요국을 이미 겨냥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큰 틀에서 볼 때, 9월23일(현지시각) 쿼시 콰텡 영국 전 재무장관이 내놓은 소위 '미니 예산'에서 촉발된 국채 수익률 폭등과 부채연계투자(LDI, liability driven investment, 레버리지를 동원한 투자) 전략을 취한 연기금의 마진콜 사태가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저금리 기조의 종료와 경기 하강 기류 등 거시경제 여건의 판도 변화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월가는 해석한다.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 기축통화국들이 양적완화(QE)를 통해 20여년간 장기물 채권 수익률을 억누르면서 유행하기 시작했던 LDI 기법이 영국 확정급여형(DB) 연금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는 사실은 이 같은 의견에 설득력을 제공한다.

안전자산으로 통했던 영국 국채가 거래 불가능한 수위의 가격 폭락과 변동성 폭등을 연출하자 전세계 금융권은 커다란 공포감을 드러냈다.

2008년 전세계 금융위기가 미국 서브프라임(비우량) 모기지 사태에서 비롯됐다면 이번에는 저금리 시대를 무대로 탄생한 LDI가 금리 상승 리스크를 이겨내지 못하고 또 한 차례 위기를 일으킬 것이라는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

◆ '채권 자경단' 30년만에 다시 출몰, 주요국 국채시장 위태

영국의 국채 수익률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이 태풍의 눈으로 부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필두로 각국 중앙은행이 과격한 금리인상에 나선 가운데 선진국부터 신흥국까지 부채 위기가 발생할 위험이 크게 고조됐다는 경고다.

시장 전문가들은 주요국 국채시장이 공격 받기 쉬운 상태라고 주장한다. 9월 하순 이후 영국에서 벌어진 위기 상황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대표는 최근 투자 보고서를 내고 소위 채권 자경단이 영국 뿐 아니라 미국을 공략하기 시작했고, 이탈리아 역시 이들의 타깃이라고 전했다.

영국 국채 및 회사채 동반 급락 [자료=블룸버그]

대규모 부채를 떠안은 국가라면 어디나 채권 자경단의 과격한 매도와 이에 따른 금리 폭등에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자산운용사 투엔티포 애셋 매니지먼트의 고든 섀넌 펀드매니저도 한 목소리를 냈다. 채권 자경단이 등장했고, 각국 정부가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1980년대 채권 자경단이라는 용어를 최초로 만들어낸 야데니 대표는 이번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각국이 일제히 천문학적인 규모의 재정 및 통화 완화를 시행한 데 따라 1990년대 초 이후 자취를 감췄던 이들 세력이 수 십년만에 다시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FTSE100 지수 [자료=블룸버그]

1980년대 초 채권 자경단은 미국 연준이 당시 두 자릿수로 폭주하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충분한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판단, 대규모 채권 매도에 나섰고 이는 국채 수익률의 가파른 상승으로 이어졌다.

결국 연준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당초 계획보다 강도 높은 매파 정책을 동원해야 했고, 기준금리는 20%까지 뛰었다.

이번 영국의 상황은 40여년 전과 흡사하다. 1972년 이후 최대 규모의 감세를 포함한 '미니 예산'과 재정 확대 움직임이 가뜩이나 40년래 최고치로 뛴 인플레이션 상승을 더욱 부추기는 한편 시장 금리를 밀어 올릴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렸고, 이는 채권 투매에 방아쇠를 당겼다.

소득세와 법인세 인하를 통해 2026년까지 430억파운드에 달하는 세금 감축을 실시하는 동시에 공공 지출을 확대해 성장을 도모한다는 영국 정부의 발표는 경기 침체 리스크를 진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아니라 영국 재정 부실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기 때문.

대규모 감세와 재정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려면 재원 마련을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릴 수밖에 없고, 이는 자금 조달 비용을 끌어올리는 한편 GDP(국내총생산) 대비 99.6%에 달하는 부채가 더 큰 폭으로 늘어나면 국채 수익률 상승은 불 보듯 뻔한 수순. 채권 자경단의 영국 국채 투매는 이 같은 시나리오를 배경으로 한 것이었다.

여기에 LDI 전략을 취하는 연금 펀드의 마진콜 사태가 영국 국채 수익률을 사상 최고치까지 끌어올렸다.

월가는 9월23일 영국 정부가 내놓은 미니 예산이 국채시장 패닉의 표면적인 도화선으로 작용했지만 직접적인 원인은 LDI라는 데 한 목소리를 낸다.

연금의 형태는 운용 성과에 따라 연금 지급액이 결정되는 확정기여형(DC)과 수익률과 무관하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도록 돼 있는 확정급여형(DB)으로 구분되는데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DB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의 제로금리 정책과 대규모 자산 매입을 의미하는 QE가 장단기 금리를 바닥권에서 붙들어 뒀고, 포트폴리오에서 채권의 비중이 큰 연금 펀드에 불리한 여건을 조성했다.

영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장기 추이 [자료=블룸버그]

특히 사전에 약정된 연금을 투자자들에게 지급해야 DB형 상품이 저금리 여건 속에 고전했고, 이 때문에 레버리지를 동원해 수익률을 제고하는 LDI 전략을 취하기 시작했다.

LDI 기법이 2008년 이후 유행하기 시작한 데는 이 같은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그 밖에 리걸 앤드 제너럴 그룹, 슈로더 등 대형 운용사들이 LDI 펀드를 쏟아냈고, DB형 상품을 제공하는 연금은 이를 통해 자금을 운용했다.

각종 차트를 모니터링하는 런던 트레이더의 경직된 표정 [사진=로이터 뉴스핌]

상당수의 연금은 포트폴리오를 통째로 아웃소싱했고, 인사이트 인베스트먼트 등 LDI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들이 자금을 맡았다.

영국 투자협회에 따르면 LDI 전략을 취하는 펀드의 전체 자산 규모는 2021년 말 기준 1조6000억파운드(1조8000억달러)로 집계됐다. 10년 전에 비해 4배 급증한 수치다.

영국 국채 시장의 전체 규모가 2조3000억파운드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LDI의 비중이 절대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2021년 말까지 LDI는 연금 펀드가 수익률을 제고해 지급 의무를 이행하는 데 실질적인 해법이 돼 줬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이 공격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서자 장기물을 중심으로 국채 수익률이 사상 최저치 수준으로 후퇴했고, 이 때문에 DB형 연금 펀드의 부채는 날로 늘어났다.

저금리 기조로 인해 이자 수입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 사전에 약정된 연금을 지급하다 보니 자금 결손이 눈덩이로 불어난 것.

다양한 파생상품 거래를 통해 금리 하락 리스크를 헤지하는 한편 레버리지를 동원해 수익률을 제고하는 LDI가 연금 운용의 해법으로 부상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문제는 미국 연준을 필두로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불거졌다. 저금리 여건에 레버리지를 동원, 수익률을 내는 구조의 LDI가 20여년만에 처음으로 금리 상승이라는 난관을 만나자 파열음을 낸 것.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 가격이 떨어지자 상당수의 LDI 상품들은 레버리지 거래의 증거금을 늘려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고, 현금 확보를 위해 보유하고 있던 채권을 앞다퉈 매도하기 시작했다.

채권 자경단의 공격적인 매도에 영국 국채 가격이 속락하자 LDI 기법을 채택했던 DB형 연금 펀드 업계에 마진콜이 봇물을 이뤘고, 현금 확보가 다급해진 펀드매니저들이 국채 투매에 나서면서 수익률이 더욱 치솟는 악순환이 벌어졌다.

채권시장의 한 트레이더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투매가 벌어졌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사태를 진화하기 위해 채권 매입에 나섰던 영국 중앙은행은 금융시스템에 '중대한 위험'이 발생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콰텡 전 재무장관을 경질한 뒤 새롭게 기용한 제러미 헌트 신임 재무장관이 감세안을 대부분 철회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채권시장의 불안감은 완전히 진화되지 않았다.

블루베이 애셋 매니지먼트의 마크 다우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영국 정부의 감세안 일부 철회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JP모간의 앨런 몽크 이코노미스트는 "중장기적인 재정 안정을 담보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채권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달러화 · 파운드화 · 위안화 · 엔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저금리 시대에 부채 규모가 위험 수위까지 늘어난 가운데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 리스크, 재정 부실 등 굵직한 악재가 맞물린 것은 비단 영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고, 매파 통화 정책에 따른 후폭풍이 주요국 곳곳에서 불거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 '영국은 시작일 뿐' 이탈리아·독일·미국···안전지대 없다

월가는 독일과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과 미국 채권시장 역시 폭풍 전야라는 데 한 목소리를 낸다.

2023년 지구촌 경제에 침체가 닥치면 각국 정부가 감세와 재정 확대 등을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설 여지가 높고, 이 경우 영국과 흡사한 채권시장 패닉이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크롤의 메건 그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이 금리인상과 양적긴축(QT)을 지속하는 상황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및 에너지 위기로 인해 선진국 정부가 재정 확대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독일이 지난 9월 기업과 가계에 공급되는 가스 가격 급등을 차단하기 위해 2024년까지 2000억유로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당시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은 에너지 보조금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미 독일 소비자물가지수(CPI)는 70년래 최고치로 뛰었고, 독일 국채 수익률도 크게 치솟았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9월 독일 CPI는 연율 기준 10.0% 폭등했다. 8월 7.9% 올랐던 물가가 또 한 차례 수위를 높인 것. 9월 수치는 월가의 예상치인 9.4%를 크게 상회한 결과다.

2022년 초까지만 해도 이른바 '서브 제로' 영역에 머물렀던 독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0월중순 2.3% 선까지 상승, 11년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뿐만 아니라 독일 국채의 디폴트 리스크를 반영하는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2020년 4월 이후 최고치까지 뛰었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등락폭 팬데믹 사태 이후 최대 [자료=블룸버그]

린드너 재무장관이 영국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지만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독일보다 우려되는 것은 이탈리아다. 부채가 한계 수위까지 늘어난 가운데 극우 세력이 집권한 이탈리아가 채권 자경단의 다음 타깃이 될 여지가 높다는 데 월가는 한 목소리를 낸다.

이탈리아 정부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3월 말 기준 명목 GDP 대비 공공 부채 규모는 152.6%로 파악됐다.

독일 대비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 [자료=블룸버그]

수치는 2021년 3월말 159.6%에서 하락했지만 전분기 150.8%에서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또 이탈리아의 부채 규모는 유로존 19개 회원국들 가운데 2위에 해당한다.

가뜩이나 금리 상승에 따른 후폭풍이 우려되는 상황에 파시스트의 후예로 통하는 이탈리아형제들(Fdl)을 축으로 한 우파 연합이 총선에서 상하원 모두 과반 의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둔 데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커다란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러시아의 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유럽 주요국들 사이에서도 높은 축에 속하는 데다 재정 여력이 지극히 제한돼 유럽중앙은행(ECB)의 시장 개입에도 이미 이탈리아의 채권시장에 적신호가 포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최근 4.7% 선에서 거래됐다. 불과 1년 전 1%를 밑돌았던 수익률이 단기간에 네 배 이상 폭등한 셈이다.

특히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이탈리아 극우 정부의 재정에 관해 경고의 목소리를 낸 데 따라 10월 첫 주 국채 수익률이 2020년 팬데믹 사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치솟았다.

무디스는 이탈리아의 총선 이후 내놓은 보고서에서 우파 연합의 집권에 따라 정책 리스크가 크게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총선에서 승리한 우파 연합이 이탈리아의 대대적인 국가 재건 프로젝트인 국가 회복-복원 계획(National Recovery and Resilience Plan)을 일부 수정할 움직임을 보일 경우 가뜩이나 고물가와 에너지 위기 상황에 투자를 더욱 위축시켜 거시경제에 커다란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무디스는 강조했다.

이탈리아의 중장기 성장률 전망이 흔들리는 상황이 벌어질 경우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무디스는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탈리아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가운데 ECB의 파비오 파네타 정책위원이 차기 재무장관으로 발탁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이 비관론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자 무솔리니'로 통하는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신임 총재는 장애인, 보육, 연금, 여성 관련 대규모 복지를 약속한 바 있다.

월가는 2018년 이탈리아가 예산안을 놓고 유럽집행위원회(EC)와 마찰을 빚다가 채권시장에 투매를 불러일으켰던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완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미국 금융 매체 마켓 인사이더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이탈리아 채권시장 향방을 놓고 크게 긴장하는 표정"이라며 "극우 정부의 정책 행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그는 "공동통화존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가진 정부가 EU로부터의 자금줄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인지 불투명하다"며 "총선 이후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가 가파르게 뛰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의 미니 예산 발표가 채권시장에 커다란 혼란을 일으킨 이후 유럽 시스템 리스크 위원회(ESRB)는 유럽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 심각한 리스크가 자리잡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로존 금융시스템의 모니터링과 위험 사전 차단의 의무를 가진 ESRB는 2010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리스크를 공식 경고해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수장을 맡은 ESRB는 30개 국가의 정책자와 감독 당국에 금융권의 자본 확충을 포함해 잠재적인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영국 채권시장 혼란이 논의의 대상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물가 폭등과 에너지 위기, 주요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후폭풍, 주택시장 하강 기류까지 잠재적인 리스크가 상당수라고 ESRB는 주장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ECB 역시 영국 중앙은행과 마찬가지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자산 매입에 나서야 하는 상황을 맞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채권 자경단의 채권 투매가 영국에 이어 이탈리아와 그 밖에 유럽 주요국을 강타할 수 있다는 경고다.

주요 외신은 ECB에 대차대조표 축소 시행을 미룰 것을 종용하는 목소리가 투자자들 사이에 점차 크게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에서 벌어졌던 국채 수익률 및 변동성 동반 폭등이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 다른 지역에서도 발생할 여지가 높다는 지적이다.

RBC 캐피탈 마켓은 투자 보고서를 내고 "영국 채권시장 혼란이 유럽 금융시장 안정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며 "ECB 정책자들이 사태를 가볍게 여기면 낭패를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금융권이 재무건전성을 크게 강화한 데 반해 유럽의 경우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다.

유동성이 풍부한 것으로 평가 받는 영국 채권시장이 극심한 혼란에 빠진 것은 어디에도 안전지대가 없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야데니 대표는 채권 자경단이 이미 미국 모기지 채권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higrace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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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레임덕' 오나…민주당 상·하원 '싹쓸이'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026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 주도권을 모두 휩쓰는 '블루 웨이브(Blue Wave·민주당 대승의 파도)'를 일으켰다. 3일(현지시간) 밤, 아직 개표가 한창인 가운데 미국 주요 방송사들은 민주당의 상·하원 다수당 석권을 일제히 예측 보도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이미 과반인 51석 이상을 확보한 데 이어, 하원에서도 과반(218석)을 무난히 넘기는 대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전반기의 성적표 격인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거둔 것은 그야말로 '트럼프 심판론'의 압도적 승리였다. 관세 정책과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고물가가 미국인들의 표심을 결정적으로 돌려놓았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코린스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신디 하이드스미스를 위해 지원유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대에서 내려오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NBC, CNN, CBS 등 미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핵심 경합주인 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 4곳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뼈아픈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는 불법 이민자 단속 등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이민 정책이 라틴계 표심의 반감을 사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밤 개표 상황을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결과를 수용할 의향이 분명히 있다(absolutely willing)"며 민주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일단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란과의 전쟁이 공화당 선거 패배에 일조했다"고 입장을 밝히는 한편, 민주당이 "터무니없는(insane)" 법안을 내놓을 경우 대통령 거부권(Veto·비토)을 족족 행사하겠다고 강조하며 날을 세웠다. ◆ 입법 주도권 상실… 트럼프 '미스터 비토' 전략과 행정명령 우회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형성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국정 운영 방식은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민주당이 상당한 의석 차로 의회 주도권을 쥠에 따라 주요 국정 과제 관련 입법과 예산안 심의, 인사 청문회 등에서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단 하나의 법안도 통과시키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스스로 '미스터 비토(Mr. Veto)'가 될 것임을 경고해 왔다. 그는 지난 1일 폭스뉴스를 통해 선공개된 뉴욕포스트 팟캐스트 인터뷰 예고편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아마 내가 '미스터 비토'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올린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다 보면 그들도 시간 낭비라는 것을 깨닫고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선거 전부터 이미 패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배수진을 쳤음을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8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출생시민권 및 폴리실리콘 산업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행사에 참석한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러나 거부권 행사만으로는 국가 예산안 타결이나 행정부 국정 운영을 지속할 수 없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따라 입법권이 막힌 트럼프 대통령이 고유 권한인 행정명령(Executive Order)에 집착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쏠린다.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이미 몇 달 전부터 '여소야대' 정국에 대비해 비밀 대책 수립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러셀 보트 예산관리국장(OMB) 등 핵심 참모진은 지난 4월부터 법률고문실과 협력해 이민 정책, 관세, 주택 비용 감축 등 의회 승인 없이 행정권한만으로 강행할 수 있는 조치들을 정밀 검토해 왔다. 하지만 행정명령 역시 예산 뒷받침이 없으면 효력이 제한적인 데다, 사법부의 가처분 신청 등에 가로막힐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 레임덕 회기 속 공화당의 '속전속결' 입법전  민주당이 새 의회의 의사봉을 쥐는 내년 1월 3일 전까지,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남아있는 '레임덕 회기' 동안 양당 간의 치열한 입법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선거 패배를 직감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지도부는 레임덕 기간을 활용해 시급한 국정과제와 법안, 공직 인준안을 전격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과제는 당장 내달 11일 만료되는 연방정부 임시 예산안(CR)의 연장 및 2027 회계연도 정식 예산안 타결이다. 다만 상원 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하려면 60표가 필요해, 민주당과의 타협이 필수적이다. 여의치 않을 경우 국방 예산 등 핵심 부처 안을 먼저 통과시킨 뒤 나머지 항목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차선책도 거론된다.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처리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하원 안만 통과하고 상원 군사위원회 안은 계류 중이다. 이 역시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를 고려하면 협상이 필수적이다. NDAA에는 주한미군 규모 유지, 미 해군 함정 정비·건조 관련 한미 조선 협력 등 한국의 안보 및 통상 이해관계와 직접 결부된 사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국내 산업계와 정부도 초유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불은 연방정부 부채한도(현 41조 1,000억 달러) 상향이다. 한도 도달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를 늘리지 못할 경우 향후 2년 간 국정 수행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를 지렛대 삼아 복지 정책 확대를 요구할 태세다. ◆ 민주당의 대대적 청문회와 '트럼프 가족 비즈니스' 조준… 탄핵 국면 재현되나 상·하원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게 된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실패와 각종 사법 리스크를 향해 대대적인 청문회 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의회 조사의 핵심 타깃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 비즈니스다. 출구조사에서도 고물가에 이어 '부패와 사적 이익 추구'가 주요 불만 이슈로 지목된 만큼 민주당의 고강도 조사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저속 셔터로 촬영한 미국 워싱턴DC의 연방 의회의사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로이터의 지난 9월 말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자산은 집권 2기 들어 가상자산, 드론, 인공지능(AI), 예측시장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약 22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은 민간 기업의 경우 대통령 행정권 특권을 이유로 의회의 자료 제출 요구나 소환장 발급을 거부할 법적 명분이 없다는 점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개원 첫날부터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주요 조사 대상으로는 트럼프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파트너로 있는 '1789캐피털'이 투자한 희토류 스타트업 '벌칸 엘리먼츠'가 거론된다. 이 회사는 투자 불과 3개월 만에 국방부로부터 6억 2,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을 승인받아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중동 국유펀드와 사모펀드 거래를 이어간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이해충돌 의혹, 대선 기부의 대가로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은 석유 기업들, 카리브해 바하마 결혼식 비용의 러시아 올리가르히 대납 의혹 등도 파상공세 대상이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함에 따라 과거 1기 임기 당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1·6 의사당 난입 사태' 때처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 탄핵소추안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실제 대통령 파면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하원에서는 과반(218석 이상) 찬성으로 탄핵안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상원 탄핵 재판에서 최종 유죄를 확정하려면 출석 의원의 3분의 2인 67석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탈환하더라도 의석은 51석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쳐, 상당한 공화당 상원의원 이탈표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한 상원 문턱을 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트럼프 2기 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민주당의 파상적인 청문회 공격과 하원의 탄핵 시도, 이에 맞선 트럼프 대통령의 연쇄 거부권 행사와 행정명령 강행이 맞물리며 미국 국정이 극심한 대치와 경색 국면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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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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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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