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스팩, 지난해부터 이유없는 급등
"주가 오르면 M&A 목적 달성 어려워"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삼성스팩7호의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삼성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형제가 줄줄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삼성스팩주가 지난해부터 '상장 불패'를 기록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올 하반기 최대 기대주는 삼성스팩7호라는 반응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실체 없는 '묻지마 급등'을 좇다가 손실을 키울 수 있으므로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머스트스팩5호 주가는 가격제한선까지 오르며 4110원에 마감했다. 삼성스팩6호도 오전부터 물량을 잠그며 상한가인 4035원으로 장을 마쳤다. 삼성스팩4호도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3.26% 오른 7260원을 기록했다. 증시에 상장된 삼성스팩 3종이 모두 폭등한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이들의 주가 상승은 신규 상장을 앞둔 삼성스팩7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스팩주는 지난 6월에도 삼성스팩6호의 상장을 앞두고 이유 없이 급등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삼성스팩 열풍에 '사면 오를 것'이라는 투자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팩은 비상장기업 인수합병(M&A)이 목적인 서류상 회사다. 공모를 통해 투자 자금을 모으고, 기업합병에 따른 주가 상승을 통해 수익을 낸다. 스팩이 증시에 상장할 수 있는 기간은 최대 3년(36개월)이며 이 기간 내에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하면 자동 상장폐지된다. 다만 일반적인 상장사와 달리 상장폐지 되더라도 공모주 투자자들에게는 원금에 가까운 투자금과 이자를 보장한다.
삼성스팩주는 지난 5월 삼성스팩2호의 폭등을 시작으로 상승세를 탔다. 당시 삼성스팩2호는 증시 최대 인기 테마인 메타버스 관련 기업 엔피와 합병을 공식화하며 9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보였다. 이 기간 상한가만 두 번을 기록했다. 합병 이후인 지난해 11월에는 최고 2만145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현재 주가는 4600원 수준이다.
인수합병 대상을 찾지 못하고 남아 있는 삼성스팩 3형제의 주가도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삼성스팩4호는 올해에만 최고가 9860원(8월8일), 최저가 3800원(3월16일)를 기록했다. 삼성머스트스팩5호 역시 최고가는 7030원(6월20일), 최저가는 2850원(3월15일) 수준이다. 삼성스팩6호는 지난 6월30일 상장 이후 급등해 1만2200원까지 올랐지만 이달 들어 2875원까지 떨어졌다. 약 3개월 동안 최대 76.43%나 폭락했다.
삼성스팩주가 이상급등 현상을 보일 때마다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가 따랐지만 그때마다 "별도로 공시할 중요한 정보가 없다"는 답변이 나왔다. 특별한 호재 없이 투기성 자금이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스팩의 특성을 고려하면 '묻지마 투자' 시 손실 가능성이 더 크다고 조언한다. 스팩 주가가 공모가인 2000원을 크게 넘어서면 합병비율 문제로 인수합병 자체가 성사되기 어렵다. 이 경우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아지고, 공모가 이상으로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는 모두 손실을 보게 된다.
기업공개(IPO) 전문가이자 삼성스팩7호의 발기인으로도 참여한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이전에 메타버스 붐으로 삼성스팩2호(현 엔피)가 급등하며 이후 모든 삼성스팩의 주가가 초급등의 양상을 보였다"며 "이번 삼성스팩7호도 급등으로 인한 합병 실패가 염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합병이 실패하면 결국 공모가 위로 산 사람들은 모두 손해라고 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