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지난달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희생자는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몰린 인파들이었다. 희생자들은 핼러윈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이태원을 방문했다.
1일 임경택(2006)의 '이벤트성 외래축제를 통해 본 일본의 소비문화양상' 논문에 따르면 핼러윈은 켈트족의 달력 기준으로 새해 전날 밤에 해당하는 10월 31일에 행해지던 삼하인(Samhain)제를 기원으로 한다.

켈트족은 죽은 자의 영이 현세와 사후의 세계를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다고 여겼다. 그래서 사람들은 현관에 채소를 바치고 화톳불을 피워 악령을 쫓는 동시에 조상의 혼을 위로했다.
이후 삼하인제를 기독교가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11월 1일이 성인들을 기리는 '성인절'이 됐고 10월 31일은 '신성한(Hallow) 전날 밤(eve)' 의미로 핼러윈이 됐다.
미국에서는 20세기 이후 유령과 마녀 등으로 가장한 아이들이 '과자를 주지 않으면 못된 장난을 치겠다(trick or treat)'며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과자를 얻어내는 풍습이 정착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서양과 달리 한국에서 핼러윈은 젋은이들이 각양각색의 분장을 하고 음주를 즐기는 날로 자리 잡았다고 소개했다.
또 한국의 다소 '보수적' 사회 분위기 속에 과감하고 노출이 있는 의상을 입을 기회가 별로 없는 한국 젊은이들 사이 핼러윈은 이 같은 사회적 금기를 깨는 날로 자리잡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핼러윈 분장을 한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샷으로 올리는 젊은 층이 늘어나면서 최근 들어 핼러윈데이는 'MZ명절'이라고 불렸다.
이 때문에 MZ세대를 중심으로 핼러윈데이를 일종의 탈출구로 여겼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타문화를 접할 수 있는 이태원이라는 공간의 특성과 합해져 핼러윈은 젊은층들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는 축제로 발전했다"며 "맨처음 유럽에서 시작된 게 미국, 한국까지 전파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문화 이동이고 이 과정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heyj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