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중간 선거를 계기로 공화당 유력 대선 후보로 부상하고 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자신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판을 '소음'이라고 일축했다.
정치전문 매체 더 힐에 따르면 드샌티스 주지사는 15일(현지시간) 팬핸들에 위치한 한 고등학교를 방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판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대응했다고 전했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나는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것(트럼프의 비판)들이 그냥 소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말 중요한 것은 여러 분들 앞의 이슈들을 주도하고 있고, 사람들을 위해 그 결과를 이끌어내고 있고, 그들을 위해서 하고 있는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여러 분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면, 다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드샌티스 주지사의 발언은 자신을 겨냥해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견제에 개의치 않고 대선 도전을 향한 자신의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당초 드샌티스는 도널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으며 주지사에 당선된 뒤 그의 정책과 노선을 지지하면서 '리틀 트럼프'로 불렸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공화당과 보수층 일각에서 드샌티스 주지사의 인기가 급상승하며 자신의 입지를 위협하자 견제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거 승리 후 지지자에 화답하는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간선거 마지막 주말인 지난 5일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그의 이름을 '론 드샌티모니어스(DeSanctimonious)'로 불렀다. '신실한 척 하다'는 뜻의 'sanctimonious'란 단어를 이용해 그를 조롱한 셈이다. 트럼프는 플로리다주 마지막 유세에서도 드샌티스를 애써 외면했고, 자신의 지지로 유명세를 탔는데도 이에 겸손해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자신의 대항마로 주목받고 있는 드샌티스의 상승세를 미리 꺽어놓겠다는 복선이 깔린 셈이다.
실제로 드샌티스가 이번 중간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주지사에 재선되자, 공화당 안팎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니라 드샌티스 주지사를 대선 주자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공공연하게 표출되고 있다.
이에따라 공화당 내에서 2024년 차기 대선 출마를 위한 드샌티스와 트럼프의 치열한 경쟁은 이제 불가피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일찌감치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기선 제압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중간선거 이후 드샌티스의 인기는 계속 상승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야후뉴스와 유고브가 전국 유권자를 상대로 차기 공화당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디샌티스 주지사는 42%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35%)을 제쳤다.
텍사스주 공화당과 여론조사기관 CWS가 텍사스 유권자를 상대로 조사한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도 드샌티스는 43% 지지율로 트럼프(32%)를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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