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검찰이 가격을 과다 책정한 부품을 사들여 계열사를 부당지원했다는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고발당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에 대해 강제수사에 들어갔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부터 한국타이어와 관계사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에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실도 포함됐다.
[사진=한국타이어] |
지난 2011년 한국타이어는 타이어몰드 제조사인 엠케이테크놀로지(MKT)를 인수했다. 타이어몰드는 타이어의 패턴·디자인·로고 등을 구현하기 위한 틀을 말한다.
이후 한국타이어는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약 4년간 원가가 과다 계상된 가격산정방식(신단가 정책)을 통해 타이어 몰드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MKT를 지원했다.
신단가 정책은 외형상 매출이익률 25%(판관비10%, 이윤15%)를 반영하면서도, 단가 산정시 제조원가를 실제 원가보다 과다하게 반영해 실제로는 40% 이상의 매출이익률을 실현하도록 설계됐다.
우선 한국타이어는 MKT로부터 매입하는 몰드에 대해 판관비 10%, 이윤 15%를 보장했는데, 이는 동종 업계는 물론 기존에 한국타이어 내부에서도 활용하지 않던 이례적 방식이라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또 한국타이어는 신단가표 적용으로 가격인상 폭이 큰 유형의 몰드는 주로 MKT에 발주하고, 상대적으로 가격 인상 효과가 작은 몰드는 비계열사에 발주하는 발주정책도 함께 마련했다.
약 4년간 MKT의 몰드 매출액은 875억2000만원으로, 매출이익률은 42.2%에 이른다. 이는 경쟁사 대비 12.6% 높은 수준으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23억7000만원으로 영업이익률은 37%에 이른다.
한국타이어의 계열사 지원행위는 2018년 2월 MKT의 단가를 15% 인하하기로 결정하면서 종료됐다.
공정위는 이러한 신단가 정책으로 인해 MKT의 경영성과가 부당하게 개선되고 국내 몰드 제조시장에서의 경쟁상 지위가 유지·강화되는 등 공정한 거래가 저해됐으며, 특히 MKT의 주주인 동일인 2세(조현범, 조현식)가 총 108억원의 상당한 배당금을 받는 등 부당한 이익을 얻었다고 봤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 8일 한국타이어에 과징금 80억300만원을 부과하고, 한국타이어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