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이 대표 지분 있다" vs 김만배 "실소유주는 본인"
남욱·유동규 추가 폭로 암시하는 발언 내놓아
檢 예리한 칼날, 이재명 피하기 어려울 듯
남욱·유동규 李겨냥 진술하면서도 갈등 양상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까지 석방되면서 대장동 사업 의혹의 핵심 3인방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이어가게 됐다. 3인방 모두 법정에서 진실을 말하겠다며 폭로를 예고하면서 베일에 쌓인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가 드러날지 이목이 집중된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김씨와 남욱 변호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불구속 상태에서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재판' 공판이 진행됐다. 김씨가 재판에 앞서 24일 0시 구속기한 만료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되면서 이른바 '대장동 3인방' 전원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된 것이다.
김씨가 풀려나면서 대장동 의혹의 핵심으로 꼽히는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가 밝혀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 변호사는 석방 후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와 대선 자금 관련 의혹에 대한 폭로를 법정에서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21일 재판에서 대장동 개발로 많은 이익을 챙긴 '천화동인 1호'의 지분 중 이 대표 지분이 있었다는 것을 김씨로부터 들어서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또한 남 변호사는 이 대표의 지분에는 유 전 본부장, 정 실장, 김 부원장의 몫도 포함돼 있다는 증언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이 대표에게 주어진 지분의 사용 목적이 대선 자금이었다는 증언이 새롭게 나왔다. 남 변호사는 25일 재판에서 "지분이 이 시장의 대선까지 염두에 둔 것이었느냐"는 유씨 측 변호인 질문에 "대선을 염두에 두셨던 것으로 알고 있고 2014년은 제가 선거자금 드렸고 2017년 재선 경선, 2018년 도지사 선거, 2021년 대선, 이후로는 노후자금 정도로 생각하셨던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왼쪽부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남욱 변호사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1.25 mironj19@newspim.com |
남 변호사의 발언은 그동안 김씨가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는 자신"이라고 주장한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남 변호사와 김씨 두 명 중 한명은 진실과 먼 얘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남 변호사의 증언들이 김씨로부터 들은 이야기였다는 식으로 진술하고 있어 향후 김씨가 남 변호사의 증언에 대한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이 과정에서 진실 공방이 예상된다.
이날 남 변호사와 유 전 본부장은 법정에서 큰 소리로 설전을 벌이는 등 갈등 양상도 엿보였다.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과거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본인이 잘못해 김씨가 화났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로 인해 김씨의 눈밖에 났다는 게 남 변호사 측 입장이다.
남 변호사와 유 전 본부장이 이 대표를 겨냥해 진술하는 것은 비슷하지만, 진술 속 이 대표와 김씨의 복잡한 관계가 얽혀 있어 보여 수싸움이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단적으로, 이들 3인방은 대체로 재판에 충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법정 밖에서 취재진을 만날 때는 철저히 침묵을 지키는 모양새로 바뀌고 있다.
출소 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측근들에 대한 폭로를 이어가던 유 전 본부장이 최근에는 발언을 줄이고 있다. 남 변호사도 법정 밖에서는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특히 김씨는 석방 직전인 23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어떤 언론과도 인터뷰하지 않겠다. 어디서도 따로 얘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출소된 유씨 측도 법정 밖에서 사실상 입을 닫은 상황이다.
이를 두고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법정 밖에서 발언이 자칫 재판에서 불리하게 작용될 가능성도 있어 자제하는 것 같다"면서 "재판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중요한 발언들은 법정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향후 추가 폭로를 예고하는 듯한 발언도 나오고 있어 천화동인 1호와 대장동 의혹의 실마리를 잡을 단서가 나올 가능성도 남아 있다. 법조계에서는 남 변호사 증언에 대해 그가 변호사라는 점을 미뤄, 신빙성을 높게 보고 있다. 동시에 검찰도 대장동 수사를 자신하는 만큼, 향후 이 대표는 검찰의 예리한 칼날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앞서 남 변호사는 2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앞으로 제 증언에 대한 재판이 4~5번이면 끝날텐데 그 정도면 사실판단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좀 더 정제된 정말 팩트에 대한 이런 것들을 한번 말씀드릴 기회가 멀지 않은 시간에 올 것 같다"고 폭로전을 예고하기도 했다.
유 전 본부장은 25일 오전 재판을 마치고 나오면서 '이재명 대표가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하고 사업주도한거 맞나', '높은분은 누구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중에 기회드리면 말씀드리겠다"고 짧게 답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남욱 변호사는 이날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2022.11.21 hwang@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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