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전기차 출시 전까지 랜드로버 중심 판매 계획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수입차 브랜드 재규어가 극심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해 150대가 겨우 넘는 판매량으로 퇴출설까지 나오고 있지만 수입사인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재규어 브랜드의 철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재규어는 지난해 163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재규어보다 판매량이 적은 브랜드는 스텔란티스코리아의 DS와 시트로엥뿐이다.
하지만 시트로엥이 사실상 스텔란티스코리아에서 제외된 점을 감안할 때 재규어는 꼴찌에서 두 번째 판매량을 기록한 셈이다.
특히 2억원이 넘는 슈퍼카 브랜드인 람보르기니(403대), 벤틀리(775대), 롤스로이스(234대)보다도 덜 팔리면서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잃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규어의 판매량은 2017년 4125대를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감소해왔다. 2018년에는 3701대, 2019년 2484대에 이어 2020년에는 875대로 1000대 밑으로 내려앉았다.
이후 2021년에는 338대로 줄어든 뒤 지난해에는 163대까지 떨어졌다. 2017년과 비교하면 96% 판매량이 줄어든 것이다.
재규어는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도 축소하고 있다. 지난해 동대문 서비스센터가 문을 닫으면서 현재 남은 서비스센터는 전국 22곳, 서울 6곳이다. 지난 2019년에 29개까지 늘어났지만 최근 3년 동안 7곳이 문을 닫은 것이다.
신차가 없어 브랜드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판매량이 줄어 서비스센터도 폐쇄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재규어 브랜드의 국내 철수설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이유다. 수입차 브랜드의 국내 철수는 빈번하게 일어난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피아트크라이슬러(FCA)를 인수한 뒤 국내 시장에서 피아트, 크라이슬러를 철수시킨 바 있다.
[사진= 재규어코리아] |
하지만 재규어 측은 국내 철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 관계자는 "재규어의 국내 철수 계획은 없다. 재규어는 오는 2025년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빈 콜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대표도 지난해 11월 올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사전공개 행사에서 "(국내 시장에서) 특별한 변화나 철수 등은 없다"며 "리이매진 전략에 따라 2025년까지 전동화하는 계획을 추진 중인 과정으로 보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재규어 랜드로버 산하 또 다른 브랜드인 랜드로버의 사정은 재규어보다는 낫다. 하지만 역시 2018년 이후 꾸준히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다.
랜드로버는 2018년 1만1772대를 판매한 이후 2019년 7713대, 2020년 4801대, 2020년 3220대, 지난해 3113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꾸준히 신차를 출시하고 있다는 점은 재규어와 다른 점이다. 지난해 출시한 올뉴 레인지로버는 사전계약이 3000대를 넘어섰으며 레인지로버 스포츠도 1000대 이상 사전계약됐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관계자는 "2025년 전기차로 전환할 때까지는 랜드로버 중심의 판매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며 "올 뉴 레인지로버와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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