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지난해 미국 워싱턴DC 한국전참전용사기념공원 내에 세워진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에 새겨진 이름 중 일부가 잘못 새겨지는 등 오류가 다수 발견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한국전 연구자 할 바커 형제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전사자 추모의 벽에 수백명의 이름이 잘못 기재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추모의 벽에 새겨진 전사자 명단 중 1015개의 철자 오류가 발견됐고, 약 500명의 한국전 전사자 이름은 아예 명단에서 누락돼 있다. 또 실제 한국전과는 관련없는 사망자 245명의 이름도 새겨져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컨대 한국전 야간 폭격 임무중 추락한 폭격기 조종사 윌더 맥코드 중위는 이름은 아예 빠져있다.
한국전 참전 미군 용사와 그 가족이 워싱턴DC에 세워진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추락한 조종사들의 구조 임무를 수행하다 포로로 붙잡혀 사망한 헬리콥터 조종사 존 퀼시 중위의 이름의 철자는 틀리게 기록돼 있고, 또다른 전사자인 '프레데릭 볼드 이글 베어' 상병의 이름은 '이글 BF 볼드'로 엉뚱하게 적혀 있기도 했다.
실제 전사자 명단과 추모의 벽에 새겨진 이름을 일일이 대조한 바커 형제는 한국 전쟁 이후에도 60년간 더 생존했다가 사망한 해병대 참전용사의 이름도 추모의 벽에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바커 형제와 NYT는 미국 국방부와 관련 단체들이 한국전 전사자 명단 자료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방치했고, 추모의 벽 재단 설립을 주도한 미국의 한국전참전용사기념공원재단(이사장 존 틸럴리 전 한미연합사 사령관)도 이를 재대로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추모의 벽은 지난 해 7월 한국전 정전 69주년에 맞춰 제막됐다. 추모의 벽은 조형물 중앙의 '기억의 못' 둘레 130m에 1m 높이의 화강암 패널을 세우고 여기에 미군 전사자 3만6634명과 한국의 카투사 전사자 7174명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추모의 벽은 2016년 10월 미 상원에서 '추모의 벽 건립법'이 통과된 뒤 건립 예산 2420만 달러 중 한국 정부가 2360만 달러를 지원해 건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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