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백 등 카드사 현금성 포인트 혜택 제공 줄어
전문가 "카드사 디마케팅, 소비 심리 위축시켜"
[서울=뉴스핌] 강정아 기자 = #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늘어난 카드 사용에 반해 줄어드는 카드사 혜택에 아쉬움이 많다. 대출 금리와 가스비 등 공공요금까지 오른 상황에 정해진 월급에서 돈이 나가고 나면 수중에 남는 돈이 얼마 없기 때문이다. A씨는 "실질적 월급은 줄어들어서 카드 사용을 하면서도 꼼꼼히 혜택을 챙기려고 하는데 혜택이 많이 없어진 것 같다"며 "무이자할부 기간도 6개월 이상은 찾아보기 힘들고 카드 이벤트도 없어져서 알뜰하게 챙길만한 것들이 없다"고 토로했다.
카드사들의 혜택 축소가 이어지고 있다. 고금리 여파에 6개월 이상 장기 무이자할부는 자취를 감췄고 남은 할부 서비스도 업종에 제한을 두고 2~3개월로 축소해 운영 중이다. 여기에 캐시백 혜택도 줄어들면서 불경기에 지출액을 조금이라도 아끼려는 소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무이자할부 서비스는 대부분의 카드사가 2~3개월로 축소해 운영 중이다. 신한카드는 대학과 병원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에서 2~3개월 무이자할부 서비스만을 제공한다. 삼성카드도 무이자할부 서비스 대상 18개 업종에서 6개월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없애고 올해부터 프리미엄 카드 고객 대상 최대 무이자할부 기간을 기존 4~6개월에서 1~2개월로 축소했다. KB국민카드도 올부터 백화점‧아울렛 등의 최대 6개월 무이자 할부를 2~3개월로 줄였다.
여기에 최근 자동차 오토캐시백 등 현금성 포인트도 줄어들었다. 신한카드는 1.0~1.2%로 제공하던 자동차 오토캐시백 혜택을 0.8%로 조정했고 하나카드도 1.4~1.5%에서 1.0~1.3%로 축소했다. 국민카드는 0.8%에서 0.7%로, 롯데카드는 1.2%에서 0.8%로 각각 줄였다.
조달금리 비용 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카드사가 '디마케팅(고객 구매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마케팅)'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카드사는 수신 기능이 없어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지난해 11월 이후로 여전채 금리는 하락세지만 아직 1년 전(2%대)과 비교해선 2배 정도 높아 여전히 부담이 크다는 업계 평가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여전채(AA+급 3년물) 금리는 4.255%로 집계됐다.
카드사 관계자는 "여전채 금리 하락세가 반영되고 서비스가 운용되는데 3~4개월 정도 시간차가 있어 안정적인 카드 서비스 환경이 만들어지기 전까진 할부 서비스 등 카드사 혜택은 다시 확대되기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의 '디마케팅' 행보는 카드 소비자들의 소비력 저하와 장기적으론 소비 유출 위험을 높인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사의 장기 무이자할부 축소와 캐시백 등 혜택이 줄어드는 것은 소비자들의 소비 위축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작년 9월부터 소비 둔화가 이어지다 되돌아가는 모습인데 장기 무이자할부 등이 줄어들면 소비자들의 소비 유출이 우려되고 경제에도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카드사 혜택 축소가 지속되는 상황에 반해 신용카드 할부결제 이용은 늘어나며 소비자들의 부담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신용카드 할부결제는 약 4300만건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현재 물가 상승 등 어려운 경제 상황이 소비자들에게 체감되며 할부결제가 커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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