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신이 불붙인 학폭 논란
교육부, 3월 말까지 학교폭력 근절대책 수립 예정
학폭 가해자 행정소송 승소율 17.5%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검사 출신 정순신(57·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의 자녀가 징계를 받고도 서울대에 진학하면서 대입제도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정 변호사의 자녀에게는 '강제전학' 처분이 내려졌지만, 이에 불복하고 대법원까지 이어지는 행정소송을 벌였고 모두 패소했다.
소송 과정에서 피해학생에 대한 2차 가해 등 학폭과 관련한 다양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비판도 있다. 정 변호사는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장(국수본부장)에 임명됐다가 자녀의 학폭 문제로 하루 만에 자진 사퇴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가수사본부장 임명이 취소된 검찰 고위직 출신 정순신 변호사 자녀의 학교 폭력 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23.02.26 yooksa@newspim.com |
2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인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양만안)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가해 학생의 학교폭력 행정소송 승소율은 17.5%였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불복절차 관련 가해자가 제기한 학교폭력 행정소송 건수 및 결과'를 종합하면 2020년부터 지난해 8월 31일까지 가해자가 제기한 학교폭력 행정소송 건수는 총 325건이다.
정 변호사는2018년 3월 본인의 자녀가 학교폭력으로 강제전학 처분을 받자 이를 취소하기 위해 재심 청구와 대법원까지 이어지는 행정소송을 벌였지만, 모두 패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 변호사의 자녀는 피해자와 1년 넘게 같이 지내다가 2019년 2월에 전학을 갔다. 다음해 정시 전형으로 서울대에 입학했다.
논란의 핵심은 정시전형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학폭 내용이 기재돼도 실질적인 강제력을 갖추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중심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정시 전형에서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평가가 많다.
정시전형에서 학생부를 제출하도록 명시적으로 규정한 대학이 없다는 점도 이 같은 무용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실제 국내 대학 중에서는 서울대만 '학내외 징계 여부를 고려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달고 있다.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등 정시전형으로 신입생을 뽑는 대학 대부분이 생활기록부를 필수로 제출하도록 하고 있지만, 서울대와 같이 징계에 따른 감점 단서 조항을 갖추지 않고 있다.
현재 경미한 사안을 제외한 학폭 사건은 교육지원청 단위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에서 가해 학생에 대해 조치를 내리도록 하고 있다. 학폭과 관련해 저학 또는 퇴학과 같은 중대 조치에 대해서는 소송과 무관하게 학생부에 기재돼 입시 과정에서 대학 측이 파악할 수 있다.
다만 해당 기록을 전형에서 사용할지 여부는 대학의 몫이라는 것이 교육부 측의 설명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전날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정시전형에서 학생부 반영 여부는 대학의 자율에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학폭 피해 학생이 가해 학생과 같이 지내는 등 2차 피해를 입고 정신적인 고통이 더해져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는 등의 부작용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논란이 커지자 윤석열 대통령도 "학폭 근절 대책을 조속히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 사회적으로 제기된 우려와 개선의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논의해 학교폭력 근절대책을 수립할 것"이라며 "목표 시점은 근절 대책 시행 계획을 매년 수립하는 3월 말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전경 [사진 =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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