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삼성 DS 부문 1~2조원·하이닉스 3조원대 적자 전망
지난달 수출액 전년 동기 대비 42.5% 급감
국내 반도체 재고 전월 대비 28% 급증
[서울=뉴스핌] 이지민 기자 =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반도체 사이클이 곧 좋아질 것"이라며 긍정적 전망을 밝히는 등 업계에선 반도체 반등론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올해 1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은 여전히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 DS부문·SK하이닉스, 1분기 나란히 적자낼 가능성 높아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 2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
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사업부와 SK하이닉스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적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DS부문이 올해 1분기 1~2조원대 적자를, SK하이닉스는 3조원대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 시장 상황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D램 고정가격 상황도 좋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2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과 같은 1.81달러로 집계됐다. D램 가격은 지난달 18.10% 급락한 후 2월에는 보합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D램은)여전히 상당한 공급 과잉 상태로, 현 시점에선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반등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공급자와 구매자들이 일찍 2분기 계약 가격에 합의하면 3월에 D램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가 경제를 지탱하던 반도체 수출액 역시 급감했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지난달 수출액은 59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42.5%나 급감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재고자산 급증...업황 악화 가능성↑
[의왕=뉴스핌] 윤창빈 기자 = 경기 의왕시 의왕ICD 제2터미널에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2022.12.06 pangbin@newspim.com |
반도체 재고 역시 날로 쌓이며 수익성도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2023년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재고는 전월보다 28% 급증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재고자산이 전년 동기 대비 급격하게 증가했다.
삼성전자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재고 자산은 52조1879억원으로 전년 동기 41조3844억원 대비 20% 증가했다. 삼성전자 재고 자산이 50조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말 재고자산도 15조6330억원으로 전년 동기 8조9500억원 대비 74.7%나 급증했다.
주력 제품인 메모리반도체 수요 부진으로 인해 재고가 쌓이고 있는 것인데, 재고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경우 업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불어 미국 정부가 최근 공개한 반도체지원법 세부 지원안에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며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고민 역시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미국 정부 보조금을 받기 위해선 미국 정부에 기업의 재정 여력·현금 흐름 등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또 미국은 자국 상업생산시설서 제조된 안전한 최첨단 로직 반도체에 대한 접근권도 갖게 된다.
이렇게 되면 반도체 생산의 주요 정보가 되는 공정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국내 반도체 업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catch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