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진열 직전까지 비계 비중 검수
꼼꼼해진 확인 덕…비계 과도한 삼겹살 없어
이마트, 삼겹살 매출 50% 가까이↑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40% 할인, 오늘이 마지막 날이에요."
2일 저녁 시간을 앞둔 오후 이마트 용산점은 발 디딜 틈 없이 카트로 가득했다. 이마트가 2~3일 이틀에 걸쳐 진행한 상반기 최대 규모 할인 행사 '랜더스데이'를 찾은 발길이다.
지난 2일 랜더스데이 행사날 이마트 용산점 정육 코너에서 소비자들이 삼겹살을 둘러보고 있다.[사진=노연경 기자] |
고물가로 장바구니에 담기 부담스러웠던 한우와 삼겹살도 이날은 40% 할인해 판매했다. 행사 마지막 날이라는 말에 전단지를 들고 마트를 찾은 이들은 정육 판매 앞에서 카트를 멈춰 세웠다.
불과 한 달 전인 3월 초 비계 비중이 과도한 삼겹살이 유통돼 '비계 삼겹살' 논란이 있었음에도 삼겹살은 여전히 행사 인기 상품이었다.
이날 '모두 오늘 손질한 것'이라고 소개하는 삼겹살 중에선 비계 비중이 과도한 상품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마트가 대규모 행사를 앞두고 손질 과정을 추가하는 등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이번 행사를 앞두고 삼겹살 제조를 맡고 있는 미트센터에 2차로 지방을 제거하는 작업 공정을 추가했다. 브랜드 삼겹살을 포함해 이마트에서 유통하는 삼겹살의 75% 정도를 미트센터에서 작업한다.
또 점포에 상품 진열시 과지방 여부를 재확인하고, 필요시 추가 소분작업을 하도록 지침을 공유했다. 꼼꼼해진 확인 절차 덕분인지 밑에 있던 팩까지 들춰보던 깐깐한 소비자들도 별 문의 없이 소분된 삼겹살을 그대로 카드에 실었다.
정육 코너에서 일하던 직원은 바닥을 보이기 시작한 삼겹살 코너를 보며 "오전보다 상품이 많이 빠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행사가 열린 주말 이틀간 이마트의 브랜드 돈육 삼겹살·목심 매출은 전년 랜더스데이 기간 대비 48.3% 증가했다. 전품목 40% 할인을 진행한 한우 역시 약 20%가량 매출이 늘었다.
지난달 31일 롯데마트 서울역 정육 코너 진열대에 놓인 삼겹살과 목살 등 돼지고기. 이날 비계 비중이 과도한 삼겹살을 찾아볼 수 없었다.[사진=노연경 기자] |
비계 비중이 과도한 삼겹살이 판매됐을 시 교환이나 환불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던 롯데마트 역시 창립 기념 행사를 앞두고 삼겹살 소분에 신경 쓴 모습이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30일부터 창립 기념 행사 '온리원세일'을 시작했다. 오는 12일까지 미국산 소고기와 호주산 와규는 반값에 우삼겹 구이는 1+1으로 판매한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행사가 시작한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비계 비중이 과도하다는 이유로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한 소비자는 없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삼겹살을 비롯해 계란, 라면 등 장바구니 필수 상품은 높은 매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30구 계란을 두 판으로 묶어 판 '이판란' 매출은 68%가량 매출이 뛰었고, 종류 상관없이 2+1 프로모션을 진행한 봉지라면 매출은 36.8% 올랐다.
이에 힘입어 랜더스데이 행사 기간 전체 매출은 전년대비 21% 증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앞으로도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유통업의 본질에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