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을 시작으로 은행 위기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사이,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가 급락했던 은행주들을 대거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반다리서치 데이터를 인용, 올해 들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순매수 금액이 7억6900만달러로 급증했다면서, 넷플릭스나 리비안과 같은 인기 종목을 앞섰다고 보도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위기의 중심에 있었던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식도 2억달러 넘게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블룸버그] 2023.04.06 kwonjiun@newspim.com |
자산 거래 플랫폼 이토로 글로벌 시장 전략가 벤 라이들러는 "최근 위기로 주가가 떨어진 은행 주식을 매입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유효한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크레디트스위스를 매입했던 사람들도 CS를 인수한 UBS의 주식을 받게 됐으니 궁극적으로는 잘 내린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이토로 분기 데이터에 따르면 사용자들은 CS와 BNP파리바, BofA 등 대형 은행들의 주식도 쓸어 담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분기 동안 CS 주식을 보유한 (이토로) 사용자 수는 242% 급증했고, 같은 기간 BofA와 BNP파리바 투자자들도 38%, 36%씩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투자자들이 은행주를 매입하는 와중에도 주가가 계속 급락했기 때문에 이들이 수익을 거두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경우 지난 3월 17일 가장 많은 매수 자금이 유입됐는데, 당시 주가는 최대 35% 떨어져 23달러에 거래됐으며 현재 주가는 14달러가 안 되는 수준이다.
미국과 유럽에서의 은행 위기가 당국의 빠른 대처로 일단 진화되는 모습이나 위기 재발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태다.
지난 화요일에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가 은행 위기가 "아직 종료되지 않았다"면서, 위기가 당장 마무리된다 해도 그 여파는 수 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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