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애플 최대 협력사인 대만 폭스콘(훙하이)을 세운 궈타이밍(郭臺銘) 전 회장이 내년 1월에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에 국민당 후보로 출마할 뜻을 밝혔다.
5일 중앙통신사 등 대만 매체에 따르면 궈 전 회장은 미국 방문을 마치고 대만에 도착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1야당인 국민당의 총통 후보 경선 출마 선언을 했다.
궈 전 회장은 "국민당 총통 후보 지명전에 나서겠다"며 "총통 후보로 지명받지 못하더라도 국민당의 총통 선거 승리를 돕겠다"고 밝혔다.
궈 전 회장은 그러면서 "국민당 총통 후보가 되면 비녹색 진영을 결집해 내년 총통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며 "만약 국민당이 허우유이(侯友誼) 신베이(新北) 시장을 총통 후보로 선출한다고 하더라도 그를 전폭적으로 지지해 민진당이 계속 집권할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대만은 현재 집권당인 민진당을 녹색 진영으로, 국민당을 청색 진영으로 구분한다.
궈 전 회장의 총통 경선 출마는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그는 2019년 6월 폭스콘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국민당에 입당, 총통 후보 경선에 도전했으나 한궈위(韓國瑜) 당시 가오슝(高雄) 시장에게 패했다. 경선에서 진 뒤에는 물러나지 않고 같은 해 9월 국민당을 탈당, 무소속 출마를 고집해 국민당 지지층의 반발을 샀다. 이후 "(자신이) 어리고 충동적이었다"며 국민당 탈당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궈 전 회장은 탈당 후 4년 내에는 복당을 신청할 수 없다는 국민당 당규에 따라 오는 9월 27일 이후에나 복당이 가능하다.
이번 대만 총통 선거는 내년 1월 13일에 치러질 예정이다. 주리룬(朱立倫) 당 주석, 허우유이 신베이 시장 등이 국민당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관측통들은 최근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등 여당 민진당의 정권 재창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궈 전 회장이 재출마를 결심했을 것으로 분석한다.
궈타이밍(郭台銘) 폭스콘 회장 [사진=블룸버그 통신] |
1950년생인 궈 전 회장은 만 24세에 10만 대만달러(약 430만원)로 훙하이 플라스틱회사를 설립한 뒤 1988년 중국 광둥성 선전시 북루 룽화에 폭스콘 공장을 세우며 본격적으로 IT 산업에 뛰어들었다.
폭스콘은 현재 중국 정저우와 선전 등에 공장을 두고 있다. 20만명 이상의 노동자가 있는 정저우 공장은 애플의 세계 최대 생산기지로, 아이폰 14시리즈의 80%, 아이폰 14 프로의 85%를 생산 중이다. 폭스콘 수익의 70% 이상이 중국 본토 공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등 중국 본토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시켜오면서 '친중 성향' 인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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