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보행일상권 실현으로 30분 도시 착수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서울시에서 걸어서 30분 거리에 일터와 녹지 및 휴식공간, 상권 등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30분 도시' 계획이 본격 출항한다.
프랑스 파리의 '15분 도시'와 호주 멜버른, 미국 포틀랜드의 '20분 도시'를 모델로 서울에서 보행일상권을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의 7대 목표 중 하나인 '보행일상권 조성'의 추진을 위한 용역에 착수했다.
'보행일상권'은 지난 1월 최종 확정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 처음으로 제시됐다. 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적 대유행), 디지털 대전환과 같은 사회적 여건 변화에 따라 주거지가 일상생활의 중심공간으로 부상하면서 달라진 생활양식을 반영한 도시공간 개념이다.
서울시의 30분 도시는 '나'라는 개인의 생활 반경 안에서 일자리·여가문화·상업 등 다양한 기능을 도보 30분 내 누릴 수 있는 자족적인 서울형 근린생활권을 말한다. 이같은 '보행일상권'을 서울 전역에 조성함으로써 시민들이 더이상 멀리 이동하지 않고 다양한 도시기능과 공공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해 시민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
보행일상권 개념도 [자료=서울시] |
이번 용역에서 서울시는 보행일상권의 거리·규모 등 공간적 범위와 주거·여가문화·상업 등 필요 도시기능에 대한 내용적 범위를 구체화하고 보행일상권 실현을 위한 조성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시는 앞서 보행일상권에 대해 ▲나를 중심으로, 시설이나 서비스와의 근접성 향상 ▲다양한 일상 활동을 지원하는 복합시설 제공 ▲도보·자전거·마을버스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활용한 생활권 내 연결성 강화 3가지 목표를 세운 바 있다.
또한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 지역별 맞춤형 보행일상권을 제시하고, 기존 제도 및 사업, 도시계획체계와의 연계 방안 검토 등을 통해 유형별 추진전략과 실현 수단을 마련할 예정이다.
아울러 시급성·실효성·중요도 등 다양한 지표를 기반으로 보행일상권 시범사업 대상지를 연내에 선정한다. 이후 2024년 시범사업을 통해 조성기준의 실효성을 확인 및 보완하는 과정을 거쳐 보행일상권을 서울시 전역에 확대 조성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다.
최근 해외에선 생활권 단위 삶의 질 향상을 위한 'n분 도시' 개념을 도입해 다양한 정책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프랑스 파리(2020)의 15분 도시'와 '호주 멜버른(2019)과 미국 포틀랜드(2013)의 20분 도시'가 있다. 이들 도시 정책의 주된 내용은 보행과 자전거, 대중교통 중심으로 일상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를 접근 가능한 근거리 생활기반의 도시로 조성하는 것이다.
프랑스 파리 '15분 도시'의 경우 자전거나 도보로 일상생활에 필요한 서비스까지 15분 이내 공원, 문화시설, 체육시설, 의료시설 등 공공서비스를 접할 수 있는 도시를 지향한단 내용을 담고 있다. 거주지역에 상관없이 근거리 내 녹색공간(공원, 정원, 숲, 강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생활권을 마련한단 계획도 포함하고 있다.
아울러 주거지와 가까운 위치에 있는 빈 건물이나 주말 학교 운동장, 일시적으로 비어있는 1층 공간 등을 활용해 문화·예술·콘서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기존 시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필요한 시설과 공공서비스를 편하게 누릴 수 있도록 보행일상권의 구체적 추진전략 및 실현방안을 마련토록 할 것"이라며 "이번 용역을 토대로 팬데믹과 유사한 또 다른 위기 상황에서도 기존의 삶의 질을 유지하는 안전한 근린생활권 도시 서울을 실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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