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80% 자체 생산 포스코, 위기 없지만 비용 상승
현대제철·동국제강 우려 "원가 반영도 쉽지 않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산업용 전기요금이 16일부터 1kw당 8.0원 오르면서 철강업체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국내 건설업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원가 인상 요인이 생겼지만, 조선업과의 후판협상이 장기화되는 등 인상된 비용을 가격에 반영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의 전력계량기가 돌아가고 있다. 2021.09.23 kilroy023@newspim.com |
국내 철강업계 3강인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모두 전기세가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사용 전기의 80%를 부생가스와 LNG 자체 발전을 통해 사용하는 포스코는 그나마 이번 전기세 인상의 부담에서 자유로운 반면, 전기로를 주로 사용하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부담은 큰 상황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사용 전기량의 80%를 자체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원가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치거나 위기가 오지는 않는다"라며 "전기요금 인상에 큰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약 20% 가량이 되는 포스코의 외부 전력도 규모가 상당해 비용 상승은 불가피하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사진=뉴스핌DB] |
현대제철은 주로 전기로를 사용해 부담이 가장 큰 편이다. 이번 전기세 인상으로 비용이 약 500억 정도 오를 것으로 자체 추산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시황 자체가 안 좋은데 에너지 비용까지 상승하니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원가 부담이 커졌는데 철강의 특성상 원가 반영을 마냥 할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최대한 제품가에 에너지 비용을 반영하도록 관련 업체와의 협상을 잘 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제공] |
건설 관련 철강 생산에 강점을 갖는 동국제강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건설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업황이 좋지 않다. 이같은 상황 때문에 동국제강은 올 1분기 실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7% 감소한 영업이익 1600억 원을 기록하는 등 좋지 않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순이익은 -942억 원으로 적자 전환한 상태다.
동국제강은 지난 2021년 전기세 인상으로 비용이 400억 원 정도 커졌다고 보면서 올해는 그보다 부담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동국제강 본사가 입주해 있는 서울 페럼타워 전경 [사진=동국제강] |
동국제강 관계자는 "전기로를 주로 하는 우리 같은 업체는 원가 인상분을 가격에 반영해야 하는데 건설 경기 악화로 1분기처럼 판가에 반영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익성에 영향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더욱이 한전전력의 적자폭이 커 전기세의 추가 인상이 있을 수 있어 철강업계의 불안감은 적지 않다. 안 좋은 업황을 극복하고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는 철강업체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