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고용시장에서 사무직 종사자를 뜻하는 화이트칼라(white-collar) 수요가 감소하고 있고, 인공지능(AI)이 이들의 업무 일부를 대체할 전망이어서 화이트칼라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기업인과 전문가들은 최근 수 개월간 정리해고 칼바람을 맞은 수많은 화이트칼라 일자리가 다신 회복하긴 어렵다고 말한다. 향후 AI 활용도가 점차 커지면 영구적으로 노동 수요의 형태가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과거에는 대기업 입사의 화이트칼라가 가장 안정적인 직업이란 인식이 팽배했다면 더이상은 아니다. 비영리 조사단체 '임플로이 아메리카'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1년간 증가한 화이트칼라 실업자 수는 15만명에 이른다. 여기에는 전문서비스직, 경영, 엔지니어 등 고임금 직종을 포함한다.
화이트칼라 실업자가 급격히 는 것은 미 기업이 고금리에 따른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정리해고에 나섰기 때문인데 특히 IT업계의 칼바람이 거셌다.
미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IT 부문의 정리해고는 1년 전보다 88%나 급증했다. 금융과 보험 부문은 55%, 제조업은 25% 증가했다.
문제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종료하고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종식돼도 이들 기업이 정리한 직원들을 다시 고용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정리해고 후 직원들에게 "많은 일자리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AI와 같은 신기술 도입으로 보다 효과적인 운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CEO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회사가 향후 5년 안에 인사과 등 경영지원 인력의 30%인 약 7800명을 AI로 대체할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유통 체인 크로거의 로드니 맥멀런 CEO도 "AI의 영향을 받을 직업은 아주 많을 것"이라며 AI가 특정 일자리 전체를 대체하진 못해도 일부에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채용공고 사이트 인디드의 닉 벙커 이코노미스트는 "이제 회사들은 허리급 인력을 너무 많이 고용했단 것을 깨닫고 이를 바로 잡고 있다"라며 화이트칼라 일자리 증발 현상은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현장직을 뜻하는 블루칼라(blue-collar) 수요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AI가 대신할 업무의 상당수가 지식을 요구하는 오피스 업무이지, 현장일이 아니어서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오는 2031년까지 연 3만2000달러 이상의 임금 일자리가 가장 많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직종 20가지 중 식당 요리사, 패스트푸드점 직원, 화물 운송 인력 등 블루칼라가 3분의 2를 차지한다.
글로벌 정보통신 업체 '인포빕'의 크로아티아 자크렙 지사 사무실 전경. 2022.04.25 [사진=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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