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전술 지대지미사일 '에이태킴스'(ATACMS)와 대량살상무기로 분류되는 '집속탄' 지원을 검토 중이란 소식이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유럽 정부 관리들을 인용, 조 바이든 행정부가 에이태킴스 미사일 체계 제공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에이태킴스 지원안은 현재 행정부 내 고위급에서 승인이 계류 중이다. 정부는 우크라 전황을 좀 더 지켜보고 지원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미국 록히드마틴사 제조의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킴스'(ATACMS). [사진=록히드마틴 홈페이지] |
에이태킴스는 사거리가 약 307㎞에 달해 우크라군이 전선을 넘어 러시아 영토를 타격할 수 있다. 우크라 정부는 거듭 에이타킴스 지원을 요청해왔지만 미국은 우크라가 이를 러 영토 타격에 사용해 확전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지원을 망설여왔다.
그러다 지난 주말 러 민간 용병업체 바그너그룹의 반란 사태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 정부가 내부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야말로 우크라에 최첨단 무기를 제공할 좋은 기회란 분위기가 미국과 유럽국 사이에서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또한 우크라는 러군이 이란산 드론 기지를 둔 크림반도를 선제타격하기 위해선 에이태킴스가 필요하다고 적극 설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한 고위 우크라 정부 당국자는 WSJ에 "미국이 에이태킴스 시스템 지원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바꿨다는 긍정적인 신호들을 받았다"고 알렸다.
같은날 CNN은 바이든 행정부가 집속탄(cluster munition) 지원을 검토 중이라고 미국 관리를 인용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집속탄 지원에 관한 최종 결정은 곧 이뤄질 것이고, 승인이 난다면 이르면 다음달에 발표될 우크라 추가 무기지원 패키지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집속탄은 하나의 폭탄에 여러 개의 소형폭탄이 들어 있는 폭탄으로, 하늘에서 비처럼 폭탄들이 쏟아진다하여 '강철비'라고도 불리는 데 대량살상무기에 속한다.
집속탄 역시 우크라가 꾸준히 요구해온 무기다. 그러나 미국은 이 무기가 많은 민간인 사상자를 낼 수 있고 집속탄 사용·제조 금지에 관한 국제협약에 서명했기 때문에 그간 지원을 망설여 왔다는 설명이다.
CNN에 따르면 미국은 2016년부터 점진적으로 집속탄 제조를 하지 않고 있지만 대량의 집속탄을 무기고에 두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가 매일 수많은 탄약과 포탄을 소비하고 있는 가운데 집속탄은 적은 물량으로 큰 타격 효과를 낼 반격 무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의 한 미국 관리는 집속탄 지원이 승인된다면 "의심의 여지없이 우크라 전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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