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후 지목 유상원·황은희는 혐의 전면부인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강남 납치·살인 사건'의 주범이자 신상까지 공개된 피고인 이경우가 첫 공판에서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승정 부장판사)는 18일 강도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경우, 황대한, 연지호와 유상원·황은희 부부 등 7명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경우 측 변호인은 "상피고인들과 공모하여 피해자를 강도한 사실은 인정한다"면서 "다만 살인을 계획한 적은 없고 피해자의 시체를 암매장한 사실도 몰랐기 때문에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한다"고 밝혔다. 이외 강도예비,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향정) 등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자백하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는 범행에 사용한 약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이경우의 아내 A씨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A씨 측은 혐의를 전부 인정한다며 변론을 분리해서 진행해줄 것을 요청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강남 주택가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3인조 중 이경우 씨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3.04.09 mironj19@newspim.com |
황대한 측은 공소사실 대부분 인정하지만 살인의 점에 있어서는 고의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연지호 측은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번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유상원·황은희 부부 측은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한다고 밝혔다. 이에 방청석에 있던 피해자의 유족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구속기간 만료를 고려하여 오는 24일부터 피고인들에 대한 증인신문을 신속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현재 이경우의 아내 A씨를 제외한 모든 피고인들은 구속상태에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경우와 황대한, 연지호는 지난 3월 29일 오후 11시45분경 서울 강남구 소재 피해자 최모 씨의 주거지 인근에서 최씨를 납치·살해한 뒤 다음 날 대전 대덕구 야산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하던 이씨의 아내가 마취제로 사용되는 향정신성의약품을 몰래 빼내 건넸고 이경우 일당이 최씨에게 이를 주사해 살해한 것으로 보고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도 적용했다.
유상원·황은희 부부는 2020년 10월경 최씨를 통해 퓨리에버코인(P코인)에 30억원을 투자했다 손실을 보자 '피해자를 납치해 가상화폐를 빼앗고 살해하자'는 이경우의 제안을 받아들여 지난해 9월 착수금 명목으로 7000만원을 건네는 등 범행에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이경우와 유상원은 최씨의 가상화폐를 빼앗기 위해 범행 당일 최씨의 가상화폐 거래소 계정에 접속을 시도했으나 로그인 실패로 미수에 그쳐 정보통신망법 위반(정보통신망침해 등)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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