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셰펑 주미중국대사는 19일(현지시간) 미국의 대(對)중 투자 규제와 수출 제재에 중국 정부가 "침묵을 유지할 수 없다"며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셰 대사는 이날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개최한 아스펜 안보포럼에서 "중국 정부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우리는 도발하지 않겠지만 도발에 움츠려들지도 않을 것이다. 이에 중국은 반드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셰 대사의 발언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 양자 컴퓨팅, 인공지능(AI) 등 첨단 부문에 대한 대중 민간투자 규제를 마련 중이란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새로운 대중 투자 규제는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공표될 계획이며, 내달 말까지 초안을 마련하고 행정절차를 거쳐 내년에 발효될 전망이다.
그간 미국은 국외 자본의 미국 내 투자에 대해선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를 통해 심의하고 있지만, 미국의 해외 투자를 제한한 적은 없다. 규제는 대중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정조준하고 있어 앞으로도 중국의 적지 않은 반발이 예상된다.
중국은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제재 등에 맞불 조치를 연이어 발표했다. 지난 5월부터 미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자국 내 판매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달 초에는 반도체칩 제조에 필수 광물인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 규제를 가했다.
셰 대사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tit-for-tat) 조치는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무역 전쟁 또는 기술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우리는 '철의 장막', '실리콘 천막'에 작별을 고하고 싶다"고 발언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소련 진영에 속한 국가들의 폐쇄성을 풍자한 표현인 '철의 장막'(Iron Curtain)을 미중 반도체 경쟁에 빚대어 '실리콘 웨이퍼 천막'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리콘 웨이퍼는 반도체 직접회로에 쓰이는 기본 재료다.
2023년 5월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한 셰펑 주미 중국 대사.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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