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K-이민정책] 난민 사건에서 얻은 교훈, 난민은 선택인가

기사입력 : 2023년09월15일 06:00

최종수정 : 2023년09월18일 10:58

한국사회에 부담이 아닌 이민자로 활용하는 것이 '국익'

미래학자들은 대한민국은 출산 파업중이고,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할 국가라고 말한다. 이러한 인구 대위기에 이민수용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정작 중앙정부는 이민정책에 대한 밑그림이나 정책을 총괄하는 부서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야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과 산업인력 부족해소를 위한 단편적인 논의들이 시작되었지만 국민적 공감대나 미래에 대한 청사진 없이 정치적 찬반 논쟁만 하고 있다. 이에 뉴스핌에서는 기획시리즈를 통해 저출산 초고령사회에서 인구문제와 지방소멸 현실을 짚어보고, 각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한국형 이민정책(K-이민정책)에 대한 길을 제시해 본다.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와, 벌써 5년 2개월이 지났네요. 시간이 너무 빨라요. 그간 한국인 부모님과 여동생도 생겼답니다. 우린 제주도에 있는 모든 것들을 사랑해요."

지난 2018년 전쟁을 피해 제주도로 건너온 예멘인 모하메드 씨는 근황을 묻는 질문에 "이제 이곳은 나의 고향"이라며 웃었다. 아내 리한 씨, 아들 함자와 함께 입국한 그는 한국에서 막내딸 마리암을 얻으며 네 식구의 가장이 됐다.

'한국 가족'도 생겼다. 이주민 지원 기관인 천주교 '나오미센터'에서 모하메드 가족에게 정착할 수 있도록 손을 건넨 이들이다. 모하메드씨는 이들을 'real family(진짜 가족)'라고 칭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처럼 한국살이에 잘 적응하게 된 데는 특유의 사교적인 성격과 항공사 업무 경력도 컸다. 예멘 사나 공항에서 16년간 일해온 그는 "매일 다른 나라 사람들을 보고, 어려움 없이 그들을 상대해왔다"며 "문화적 차이나 언어 장벽은 나에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주이주민센터 측이 도내 스티로폼 제조업체에서 근무 중인 예멘인을 찾아가 상담하는 모습. [사진=제주이주민센터]

모하메드 씨는 제주도로 온 이후엔 5년 가까이 감귤 공장에서 일했다. 다만 고된 업무로 아이들과 놀아줄 수 없었던 그는 최근 공장을 그만두고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로 직장을 옮겼다. 나머지 가족들은 제주도 남원읍에서 지내고 있다. '왜 이사를 가지 않냐'고 물어보려는 찰나 그는 "제주도는 제 고향이니까요. 여기서 만난 모든 게 다 좋아요"라고 거듭 말했다.

이런 그에게도 최근 고민이 생겼다. 비자 문제로 유치원에 다니는 두 자녀의 양육비를 정부로부터 지원 받을 수 없는 것. 모하메드씨 가족들은 현재 인도적 체류자(G1-6 비자) 신분으로 머물고 있다.

인도적 체류허가 비자를 지닌 이들은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1년 마다 체류허가를 갱신해야 하는데, 정부 지원도 상당수 제한된다. 지난 2018년 입국한 예멘인 561명 중 549명이 난민 신청을 했지만 난민으로 인정받은 사람은 단 두 명에 그쳤다.

인도적 체류허가자인 모하메드 씨는 "정부에 도와달라고 여러 번 부탁했지만 '비자 때문에 안 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며 5년간 오로지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과 나오미센터, 제주이주민센터에서만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주예멘 난민사건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질문과 답변이 공허하게 들리는 대목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난민을 반대하는 청원자가 714,875명으로 당시까지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2012년 2월 난민법이 제정되었지만 난민을 이민자의 연장선상에서 제대로 활용하는 데는 아직 아무런 연구나 정책도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난민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부담스러운 존재로 인식하는 경향이 팽배하다. 이는 2021년 아프가니스탄 난민 사태에서도 잘 드러나는 데, 우리 정부는 이들을 난민이라고 정의하지 않고 '특별기여자'로 명명한 것에서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난민을 수용하는 데 얼마나 여론의 눈치를 보는지 알수 있다.

난민은 종교, 인종, 국적, 특정한 사회집단의 구성원 또는 정치적인 박해 등으로 모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1992년 난민협약과 난민의정서에 가입하였고, 2012년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하여 스스로 난민 보호에 대한 의무를 하고 있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제사회에 홍보하고 있다.

이는 6.25 전쟁을 겪으면서 630만명의 피란민이 발생했고, 국제사회로 부터 수많은 도움을 받은 역사가 있기에 난민을 남의 일로 보지 않는 기조도 한 몫했다.

그럼에도 실무에서는 아직 난민인정에 지나치게 인색하거나 난민을 잠재적인 위험대상으로 보는 것은 이민정책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김상훈 나오미센터 사무국장은 "어찌보면 난민은 이민정책에서 '선택'이 아닌 국제사회에 대한 '의무'임에도 선별적이고 차별적인 요소가 많다"고 한다. 난민심사의 경직성으로 인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서 '난민 신청자'로 살아가고 있다.

그는 "그나마 인도적 체류를 받은 사람들은 복 받은 수준"이라며 "이들은 전쟁이 유리하게 끝나든 불리하게 끝나든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늘 조마조마하다. 어느정도 이들이 오래 지낼 수 있게끔 정부에서 연장 기준을 바꾸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했다.

제주특별자치도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서 인도 및 필리핀 난민 신청자 대상으로 방문 교육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주이주민센터]

한편 제주이주민센터에 따르면 모하메드 씨처럼 지난 2018년 제주도에 입국한 예멘인 561명 중 현재 남아있는 인원은 40~50명 정도다. 이들은 도내 농축산업이나 마트, 음식점, 폐차장 등에서 일하고 있다. 나머지는 대부분 급여가 더 높고 일자리가 다양한 지방을 찾아 떠났다. 주로 조선소나 부품업체, 제조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용길 제주이주민센터장은 "(예멘인들끼리) 자체적 커뮤니티도 많고 다들 잘 적응하고 있다"며 "초기에 난민에 반대했던 사람들이 주장한 범죄나 마약은 지역사회에서 한 번도 문제가 된 적이 없다"고 했다.

오히려 이들은 불안한 신분 때문에 다른 사람들 보다 더 조심하고 법을 잘 지킬려고 노력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였다. 아쉬운 점은 보육료 문제나 체류 연장 문제, 일자리 등 힘든 부분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한 센터장은 "난민이나 인도적 체류허가자에 대해 체류허가 한 것에 머물지 말고 보다 적극적으로 이들의 정착을 돕고 잘 활용한다면 이민정책과 국민들의 인식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가 잊고 있는 사이에 제주 예멘난민들은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조용히 살아가고 있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allpass@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최정, 500홈런…한화 12연승 끝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SSG가 7연승 중이던 NC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간판타자 최정의 KBO리그 첫 통산 500홈런을 자축했다. SSG는 13일 NC와 인천 홈경기에서 6-3으로 승리했다. 11일 KIA와 더블헤더부터 3연승을 달린 SSG는 NC를 제치고 4위 삼성과 승차 없는 5위에 올라섰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SSG 최정이 13일 NC와 인천 홈경기에서 6회말 500호 홈런을 날린 뒤 포즈를 취했다. [사진=SSG] 2025.05.13 zangpabo@newspim.com 최정은 0-2로 뒤진 6회말 2사 1루에서 NC 선발 라일리 톰슨의 6구째 시속 135㎞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왼쪽 펜스를 넘기는 시즌 5호 110m 동점 투런포를 쐈다. 500홈런이기에 앞서 삼진 10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톰슨에게 일격을 가한 귀중한 한 방이었다. SSG는 곧 이은 7회초 서재철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2-3으로 뒤졌으나 8회말 대거 4점을 뽑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 박성한의 볼넷과 최정의 내야 안타로 만든 무사 1, 2루에서 한유섬의 2루타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라이언 맥브룸이 고의볼넷을 얻어 만든 무사 만루에서 최준우의 역전 2타점, 1사 후 정준재의 쐐기 1타점 적시타로 점수 차를 벌렸다. 류현진. [사진=한화] 한화는 두산과 대전 홈경기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3-4로 졌다. 12연승이 중단된 한화는 이날 4연승한 LG에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두산은 3-3으로 맞선 연장 11회초 강승호의 볼넷 후 대주자로 나간 전다민을 1루에 두고, '1할 타자' 임종성이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려 귀중한 결승점을 뽑았다. 반면 한화 선발 류현진은 6이닝을 6탈삼진 6안타 1실점으로 막았지만 팀에 승리를 안기지 못했다. 한화는 1-1로 맞선 6회말 무사 만루에서 노시환이 투수 앞 병살타로 물러난 게 뼈아팠다. 연장 11회말에는 노시환의 안타 후 대주자로 나간 이상혁이 채은성의 삼진 때 2루 도루에 실패했다. 이날 두 팀은 한화가 8명, 두산이 6명의 필승조 투수를 모두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삼성 르윈 디아즈가 13일 kt와 대구 홈경기에서 5회시즌 16호 투런홈런을 날린 뒤 다이아몬드를 돌고 있다. [사진=삼성] 2025.05.13 zangpabo@newspim.com 수석·투수·타격 코치를 교체한 삼성은 kt와 포항 홈경기에서 접전 끝에 5-3으로 승리, 최근 8연패에서 탈출했다. 삼성은 2회말 1사 만루에서 구자욱이 2타점 중전안타로 2-0을 만들었고, 5회말에는 홈런 선두 르윈 디아즈가 시즌 16호 우월 투런홈런을 날려 4-0으로 달아났다. 삼성 선발 이승현은 5이닝을 5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5연패 뒤 첫 승을 신고했다. 반면 kt는 6연패에 빠졌다. 오스틴 딘. [사진 = LG] 잠실에선 LG가 키움을 9-6으로 따돌리고 4연승을 달렸다. 초반 6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6-6으로 동점을 내준 LG는 7회말 오스틴 딘의 솔로 홈런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오스틴은 1회에도 선제 솔로홈런을 날려 한 경기 2홈런을 기록했다. LG는 8회말에는 홍창기와 문성주의 연속 안타로 2점을 보태 승부를 갈랐다. 그러나 LG는 이날 시즌 첫 홈런을 신고하기도 한 붙박이 톱타자 홍창기가 9회초 수비 중 다리를 크게 다쳐 웃을 수 없는 하루가 됐다. 김도영. [사진 = KIA] 광주에선 KIA가 김도영의 결승 2루타를 앞세워 롯데를 4-1로 꺾었다. KIA는 5회말 한승택과 박찬호의 안타로 만든 2사 1,2루에서 김도영이 좌중간 2루타를 터뜨렸고, 최형우가 중전 적시타를 날려 3-0을 만들었다. 8회말에는 김도영의 좌전안타와 볼넷 2개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 변우혁의 유격수 병살타 때 1점을 보태 승부를 갈랐다. KIA 선발 김도현은 5.1이닝을 4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막아 2승(2패)를 올렸다. zangpabo@newspim.com 2025-05-13 22:59
사진
"미중 관세협상, 명백한 중국의 승리"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미중 관세협상에 대해 중국내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승리'를 거뒀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중국의 매체들은 13일 일제히 미중관세협상 결과를 보도하고 나섰다. 관영매체들은 '승리했다'는 표현을 자제하고 있지만, 협상이 성공적이었다는 논조를 유지했다. 중국의 SNS상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중국이 승리했다는 반응 일색이다.  12일 미중 양국의 협상단은 스위스 제네바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145%에서 30%로, 중국은 미국에 대한 관세율을 1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추가적인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5년전인 2020년 1월 타결됐던 미중 관세협상 결과와는 차이가 크다. 당시 중국은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 구매할 것을 약속했고, 강도 높은 지재권 보호 , 금융 서비스 시장 개방, 환율 투명성 강화 등을 보장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관세를 일부 인하했다. 하지만 이번 미중 관세협상에서는 양국이 모두 동등하게 115%의 관세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중국의 미국산 물품 구매나 시장개방에 대한 약속은 없었다. 양보 일변도였던 5년전과 달리 이번 미중 관세협상은 공평하고 평등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 매체 블룸버그는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결과를 얻었고, 미국은 끝내 양보했다"며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강대강 전술이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양국의 제네바 경제·무역 회담 공동성명 발표는 중국이 무역 전쟁에서 거둔 중대한 승리이자 중국이 투쟁을 견지한 결과"라며 "미국의 무역 괴롭힘에 맞서 항쟁할 용기가 조금도 없는 국가들과 비교하면 이번 승리의 무게가 더 무겁다"고 논평했다. 광다(光大)증권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국제 무역 투쟁에서 패권을 두려워하지 않고 굳건하게 맞선 결과 단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가장 먼저 미국에 대등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국내적 국제적으로 대응조치를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자오상(招商)증권은 "중국은 미국과 공평하고 평등한 협상을 진행했으며,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중국은 우호적인 국가들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중국 경제의 대미 의존도를 낮췄고, 기술 진보와 군사력 확충 등이 이뤄졌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여론이 지나치게 고무되는 것을 경계하는 논설기사도 나왔다. 신화사는 '중미 경제무역 회담이 세계 경제 압박을 낮추고 신뢰를 증진시켰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양국의 대화 재개는 기쁜 일이지만, 양국간의 의견 차이 해소는 복잡하고 어려우며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오성홍기와 미국 성조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ys1744@newspim.com 2025-05-13 09:5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