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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이민정책] 난민 인정률 1%, 활용법도 전무

기사입력 : 2023년09월15일 06:01

최종수정 : 2023년09월18일 08:37

"난민신청 남용을 막는 제도적 장치 서둘러야"

미래학자들은 대한민국은 출산 파업중이고,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할 국가라고 말한다. 이러한 인구 대위기에 이민수용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정작 중앙정부는 이민정책에 대한 밑그림이나 정책을 총괄하는 부서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야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과 산업인력 부족해소를 위한 단편적인 논의들이 시작되었지만, 국민적 공감대나 미래에 대한 청사진 없이 정치적 찬반 논쟁만 하고 있다. 이에 뉴스핌에서는 기획시리즈를 통해 저출산 초고령사회에서 인구문제와 지방소멸 현실을 짚어보고, 각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한국형 이민정책 "K-이민정책"에 대한 길을 제시해 본다.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지난해 10월 1일 북아프리카 출신국을 떠나 한국으로 온 A씨는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해 10개월 넘게 노숙생활을 했다. 잠은 인천국제공항 출국 대기실이나 게이트 앞 의자에서 쪽잠을 잤고, 끼니는 당국으로부터 제공 받는 하루 끼 식사로 때웠다.

당초 A씨는 난민 인정심사를 받게 해달라고 법무부를 상대로 소송했으나 지난 22일 패소했다. 법원은 A씨가 종교적 박해를 이유로 난민 신청을 한 것에 대해 "명백한 난민 사유가 될 수 없다"며 기각했다.

A씨의 변호사 측은 "출입국 당국이 난민 신청 사유 자체가 아닌 관련 근거를 보면서 불회부 결정을 하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야 하는데 아쉽다"며 항소 계획을 밝혔다.

반면에 환승객이라는 이유로 난민신청 자체를 거부한 인천공항 출입국에 대해 법원은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2021년 난민신청 접수가 거부당한 B씨는 국내 인권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사건을 심리한 인천지법은 2021년 당시 "법무부는 난민 인정 신청 절차를 개시하지 않은 채 B씨의 입국을 불허했고 그 뒤 환승 구역 출국장에 장기간 머무르도록 강제한 것은 법률상 근거 없이 인신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이처럼 난민신청에서부터 심사까지 난민인정으로 넘어야 할 산은 많다. 그렇다고 난민신청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고 심사를 허술하게 할 경우 남용적 난민신청은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되고, 이는 진짜 난민이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것 때문에 출입국 당국의 고민이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간) 한스 에크하르트 좀머 독일 연방 이민난민청장과 회담했다. [사진제공=법무부]

난민신청과 별도로 정치·종교·인종적 문제로 한국에 입국한 외국인들에게 난민 인정은 바늘 구멍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난민신청건은 전년 대비 5배 가까이 늘었지만 난민인정률은 더 떨어졌다.

난민심사결정자수 대비 인정자 비율도 주요 20개국(G20) 중 최하위권에 속한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2010∼2020년까지 G20국가 중 유럽연합을 제외한 19개국에서 한국 난민인정률은 18위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난민 활용 방안도 부족하다. UNHCR 등 난민 전문가는 난민은 단순히 도와주는 차원이 아닌 국익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보고 있으나 이에 대한 국내 연구는 전무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난민 인정비율이 이 처럼 낮은 것은 난민심사가 난민을 받아들이기 위한 절차가 아니라, 가짜난민을 걸러 내는 데 방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남용적 난민신청이 많다는 것.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난민을 심사하는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직원이 난민신청자와 인터뷰 시 통역 내용을 허위로 기재해 심사면접 조서를 조작하는 '난민허위 면접사건' 까지 발생, 국제적인 망신을 사기도 했다.

밀려드는 난민 신청에 부족한 인력이 직접적인 이유겠지만 난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난민심사를 보다 공정하게 하고 남용적  난민신청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전문인력과 독립적인 난민위원회의 출범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또 일반 외국인이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체류하거나 취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난민이 아님에도 국내체류 방편으로 난민신청을 남용한다고 한다. 여기에 난민법은 이의신청과 소송을 무제한으로 허용하고 있어, 난민 신청이 국내 취업의 통로로 악용되는 것도 현실이다.

여기에 난민법을 개정해 남용적 난민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과 난민 신청이 남용되지 않도록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에 대해 합법적인 취업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동시에 존재한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전 한국이민학회장)는 "노동시장에서 만성적 인력 부족을 겪는 업계가 생겨나고 이에 대한 인력 방안이 급급한 상황"이라며 "적어도 몇 분야에 있어선 전문성이 있거나 노동시장에서 인정 받은 난민신청자들에게 정착으로 가는 통로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이 발행한 '제주 예멘 난민백서'에선 "난민신청자도 외국 인력에 준해 취업 관리를 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핵심은 ▲고용주의 고용변동신고 의무 법제화 ▲취업허가 제도 정비 ▲고용시장과의 상관관계 연구 등 이다.

이민정책학회 문병기 회장(한국방송통신대학 행정학과 교수)도 "이제 난민 중에도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적극적으로 기술이민과 대학교육을 받게해 우수인재로 활용하는 것이 이민 선진국의 추세"라고 지적했다.

우영옥 성결대 행정학과(이민정책)교수는 "향후 난민신청과 인정 비율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미 시행 중인 국가직무능력표준과 산업별 역량 체계에 따라 난민들의 능력과 자질을 인적자원 DB로 구축하고, 기업의 인적요구사항이 공유될 수 있는 연계망을 바탕으로 난민 인적자원 활용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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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이어 전세대출 문턱 높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에 은행권 또한 전세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가계대출 감축 취지에 발맞춘 조치이지만 서민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가 점점 짧아질 수 있다는 비판도 덩달아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 변동 추이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대출 안 내준단 은행에… 집주인·세입자 모두 '망연자실' 8일 금융권은 이번 주부터 전국 단위로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 제한을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10월까지 임대인 소유권 이전이나 보유 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한 전세대출을 막기로 했다. 집주인이 기존에 갖고 있던 근저당을 말소하는 대신 나오는 전세대출도 마찬가지다. 본래 수도권을 대상으로만 금지했으나 이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5일부터 9월 실행 예정인 전세대출의 신규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IBK기업은행은 이보다 하루 빠른 이달 4일부터 대출 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 추가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정부는 지난 6월 27일 수도권·규제지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같은 달 28일부터 수도권 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구입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세입자가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날 해당 주택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불가하다. 이와 함께 하반기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였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7조2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축소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1386억원으로 전월(6조7536억원)보다 38.7% 줄었다.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명목이지만 당장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세 입주를 앞둔 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수중에 돈이 없는데 은행 대출 문까지 막히면서 입주를 못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대출이 많이 껴있는 집이나 주택 여러 채를 소유한 임대인의 집에 들어가려면 대출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전세 매물도 감소세다. 전세계약 만료를 앞둔 집주인도 대출이 안 나와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자 세입자를 받는 대신 직접 입주를 선택하는 일이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3467건으로 전년 동기(2만6512건) 대비 11.5% 감소했다.  거래량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9546건으로 전월(1만2120건) 대비 21% 줄었다. 수요는 많은데 매물은 줄어들면서 가격은 상승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평균 5억6333만원으로 한 달 사이 333만원 올랐다. 전년 동기(5억 3167만 원)와 비교하면 6.0% 뛰었다. ◆ "돈도 매물도 없다" 갈 곳 없는 세입자, 월세로 눈 돌려 6.27 대출규제에 정책대출 감축 내용도 포함되며 전셋값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지원되던 청년·신혼부부·신생아 버팀목 전세대출의 한도도 줄었다. 상품에 따라 상한선이 최소 4000만원에서 많게는 6000만원까지 내려오면서, 이를 통해 보증금을 마련하려던 예비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2년 전보다 전세가가 하락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집주인 입장에선 이번 규제가 전세 보증금 반환 리스크를 더욱 가중시키는 또 다른 변수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터 전문위원 "정책대출이 줄어들면 장기 저리 대출 수단이 사라지면서 주거 사다리 형성이 더 어려워진다"며 "청년, 신혼부부 등 초기 자산 형성이 되지 않은 계층과 주택 구입이 더 멀어지며 임대시장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주택 실수요자는 전셋값이 오르고 자금줄은 막힌 이중고 속에서 집을 구하긴 해야 하니 반전세나 월세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발생한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42.2%(5555건 중 2345건)으로 전년 동기(41.5%)보다 0.7%p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기획위원회가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알려지며 우려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의 부작용을 해결할 추가 대책이 적절히 마련돼야 한다며 입을 모은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집값 급등의 원인이 되는 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이나 세금 관련 규제 등을 통해 주택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질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연구실장은 "이전 정부 경험에 비춰볼 때 이번 대출 규제 효과는 3∼6개월에 불과할 우려가 있다"며 "빠르고 강력한 공급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눌려 있던 매매 수요가 저금리와 경기 활성화 분위기를 타고 다시 살아나면서 4분기 중 집값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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