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아시아 등 무역 타격
대중 익스포저 갖는 기업들도 '비상'
연준 긴축 장기화 이슈까지 겹쳐 신흥국 '이중고'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올해 전 세계 경제 성장의 3분의 1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됐던 중국 경제가 예상과는 다른 심각한 부진을 겪으면서 각국 경제에 파장이 초래되고 있다.
특히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정책 여파까지 겹쳐 신흥국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27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경기 부진으로 지금까지 아프리카 국가들과 더불어 아시아 국가들이 가장 큰 무역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지난달 일본은 중국의 자동차 및 반도체 수입 감소 영향으로 수출액이 2021년 2월 이후 29개월 만에 첫 감소를 기록했다.
지난주 한국은행은 중국 경제의 빠른 회복 가능성이 작아 내년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고, 태국중앙은행 역시 같은 이유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7%에서 3.5%로 낮췄다.
금융시장에서도 긴장감이 감돌긴 마찬가지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미 중국 증시에서 대형주 중심으로 100억달러 넘게 자금을 인출했다.
더불어 골드만삭스는 중국 부동산시장 위기가 다른 아시아 지역으로 확산하면 역내의 기업 실적이 둔화할 것이라면서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시아태평양 주식지수(일본 제외) 12개월 목표치를 580에서 555로 낮췄고, 모간스탠리도 MSCI 중국지수 내년 6월 목표가를 70에서 60으로 하향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주식시장에서도 대중(對中) 익스포저를 갖는 나이키나 캐터필라 같은 기업들의 주가도 실적 악화로 인해 내리막을 걷고 있으며, 대중 익스포저가 큰 글로벌 대기업들을 추종하는 MSCI 지수는 이달 들어 9.3% 하락해 글로벌 주가 낙폭의 두 배 가까이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달러 대비 주요 통화 가치 8월 낙폭 [사진=툴렛프레본/WSJ 재인용] 2023.08.28 kwonjiun@newspim.com |
◆ 연준 긴축까지 겹친신흥국 통화 '시름'
중국 경기 둔화로 인해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아시아, 남미, 중유럽과 동유럽 등의 통화가치도 짓눌리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약해진 중국 관련 투자 심리가 싱가포르 달러, 태국 바트, 멕시코 페소 등도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화와 함께 중국의 프록시 통화로도 불리는 호주 달러도 이번 분기 중 3% 넘게 하락해 주요 10개국 통화 중 가장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신흥국 시장의 경우 중국 경기 부진에 더해 연준의 고금리 정책 장기화로 인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연준이 금리를 내릴 것이란 예상과 달리 금리 인상 흐름이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달러 가치를 떠받치고 미 채권 금리를 높여 신흥 시장이 자금 유출 부담을 받고 있다는 것.
실제로 8월 중 달러 대비 콜롬비아 페소, 남아공 랜드, 원화,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모두 2% 이상의 낙폭을 기록했다.
PGIM 신흥시장 매크로리서치 대표 막달레나 폴란은 "중국 경제가 부진한 상황에서는 아시아 경제나 통화에 낙관적이기가 매우 어렵다"면서 특히 건설 부문 부진으로 원자재 수출에 의존도가 높은 칠레나 남아공 등이 통화 가치 하락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