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못내는 코로나 대출 규모 1조1000억원
금융당국 특별관리 방침에 은행권 적극 대응
후쿠시마 오염수 등 경기침체 변수 우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코로나 대출에 대한 정부의 만기연장 등 이른바 '연착륙' 방침에 이자조차 내지 못한 부실차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특별관리'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은행권에서는 맞춤형 관리를 통한 회생절차를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코로나 만기연장·상환유예 대출 71조원 중 이자상환유예 대출은 1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9월말 2조1000억원 대비 1조원 가량 줄어든 규모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사진은 서울 시중 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2022.03.25 pangbin@newspim.com |
이자상환유예는 대출받은 채무의 이자조차 내기 힘든 차주들이 최대 이자납부를 유예하는 제도다. 지난해 9월 적용된 '5차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 연착륙 지원방안'에 따라 최대 1년까지 유예가 가능하고 이후 원금 및 이자를 최대 5년까지 분할 납부할 수 있다.
해당 차주는 800명으로 1인당 13억7000만원 가량의 대출을 받은 셈이지만 은행권에서는 특정 차주가 수십억대 대출을 받은 경우도 많아 단순 계산은 큰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코로나 대출 중 가장 파산 위험이 높은 부실대출로 금융당국은 이들에 대한 각별한 관리를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부실 위험이 큰 만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대출을 해준 금융사들이 자체적으로 연착륙 지원 프로그램을 제대로 제공하고 있는지를 꼼꼼하게 모니터링 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는 정부 방침이지만 현장에서 차주들을 관리하는 건 오롯이 금융사들의 몫이다. 금융당국에서 제공하는 인력이나 예산 등은 없다.
이에 시중은행에서는 부실차주 관리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 여파로 고통받는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을 최대한 지원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지만 이면에는 부실차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금융당국으로부터 '패널티'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숨어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차주가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경우 이자납부를 유예하거나 원금상환을 늦춰주는 건 기본적으로 은행이 해왔던 업무"라면서도 "정부가 코로나 대출에 대한 '연착륙'을 계속 강조하고 있어 아무래도 관련 차주들에 대해서는 특별 관리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은행권의 노력으로 이자상환유예 차주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대비 감소한 1조원 중 52%는 상환개시, 37%는 상환완료로 나타나는 등 연체 및 휴폐업으로 인한 상환중단 비중도 높지 않은 편이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침체와 높은 기준금리, 특히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로 인한 골목상권 타격 등에 따른 부실차주 발생을 우려하고 있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매출도 감소, 대출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원금을 갚지 못해 이자만 내고 있는 코로나 대출 규모도 3조원이 넘는다. 경기침체가 더 악화된다면 이들도 이자조차 내기 힘든 부실차주로 전환될 수 있다. 각 영업점에서 각별한 관리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