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쌀쌀해지는데 전쟁으로 유가 급등…난방비 어쩌나
이달 중순께 전기요금 인상안 협의할 듯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지난 겨울에 가스비가 하도 많이 나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여기서 더 오를까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서울 구로구에서 자취 생활 중인 이모(29) 씨는 쌀쌀해지는 날씨에 전기요금 걱정이 태산이다. 웃풍이 도는 집에 사는 이씨로서는 겨울철 난로나 전기 매트 등의 사용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 이스라엘 전쟁 등으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이번 동절기 전기나 가스요금이 작년보다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씨는 "최근 9월 전기세 요금명세서도 작년보다 만원 정도 더 나왔다"며 "날씨가 많이 쌀쌀해져 앞으로 전기나 가스 이용이 많아질 텐데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 난방비 폭등 사태가 재현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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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다세대주택의 전력계량기가 돌아가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12일 뉴스핌 취재에 따르면 날씨가 눈에 띄게 쌀쌀해지는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난방비 폭탄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서민들의 우려가 빗발치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급등한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18개월째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가는 등 꺾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 곡선을 보이면서 겨울철 고유가로 인한 서민 부담이 더 가중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미 지난 5월 한국전력공사의 누적 적자 때문에 전기·가스요금을 각각 5.3% 인상한 상태다. 전기요금은 kWh(킬로와트시)당 8원, 도시가스 요금은 MJ당 1.04원 인상 수준이다. 가스 소비가 많은 겨울이 되면 본격적으로 오른 요금이 체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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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각)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했다. [사진=뉴스핌 로이터] |
한전의 대규모 적자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의견이 제기됨에 따라 정부 부처에서도 공공요금 인상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감사원은 '공공기관 재무 건전성 및 경영관리 실태' 감사보고서를 통해 한국전력공사(한전) 등 주요 공기업 재무 건전성 악화 원인은 '불합리한 공공요금 조정 제도'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반적인 물가가 상승해 부담이 가중된 상태에서 공공요금까지 인상될 경우 민생 경제가 휘청일 수 있어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국민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이달 중 난방비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석유류는 국제유가 대비 과도한 인상이 없도록 업계 협력과 현장점검을 강화하겠다"며 "서민 부담 완화를 위해 동절기 난방비 대책을 이달 중 선제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중순쯤 4분기 전기요금 인상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