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에 탄원서 제출
[인천=뉴스핌] 홍재경 기자 =인천의 교원단체가 초등학교 교실에 들어가 수업 중인 교사의 목을 조르고 욕설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학부모를 엄벌해 달라고 촉구했다.
인천교사노조는 7일 인천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는 교사에게 폭행을 행사하고 공무를 방해한 학부모에게 엄벌을 내려 악성 민원의 고리를 끊는 출발점으로 삼아달라"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자녀가 학교폭력 가해자가 되자 이에 불만을 품은 학부모가 벌인 일"이라며 "교사들은 법적 보호장치나 권한 없이 학교폭력으로 인한 민원을 감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30대 학부모 A씨는 지난 2021년 11월 18일 오후 1시 30분께 인천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수업 중이던 B 교사에게 욕설을 하며 목을 조르는 등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기소됐다.
인천교사노조 수업 중 교사 폭행 학부모 엄벌 촉구 기자회견 [사진=인천교사노조] |
그는 자기 아들이 학교폭력 가해자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회부된다는 통보를 받고 일행 2명과 함께 학교에 찾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당시 교실에 있던 초등생 10여명에게도 "우리 애를 신고한 게 누구냐" 등 소리를 질러 아이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인천교사노조는 이날 30대 학부모 A씨에 대한 엄벌과 함께 B 교사의 피해 보상을 촉구하는 탄원서와 온라인 서명 결과지를 법원에 제출했다.
B 교사는 탄원서에서 "반성 없는 피의자를 보고 참을 수 없다"며 "사건 이후 외상후스트레스장애와 배뇨장애 등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라고 호소했다.
이어 "피고인은 재판 중에도 계속 변호인을 통해 자신의 전남편이 조직폭력배였고 실형을 살았다는 발언으로 겁박을 줬다"며 "일부 아이들은 피고인의 보복이 두려워 증인이 되는 것을 거절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B 교사는 "내 인생을 하루아침에 송두리째 망가뜨리고 학교 구성원 모두를 고통받게 한 피고인을 용서할 수 없다"며 "사법부의 엄정한 판단으로 엄벌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담임교사뿐만 아니라 다른 교사들과 교장·교감 선생님도 예외 없이 민원과 폭언을 겪었다"며 "가장 비참한 점은 이렇게 괴물로 변해버린 피고인과 그 자녀를 막을 방법이 아무것도 없었다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앞서 검찰은 상해 등 혐의로 기소한 A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A씨의 선고 공판은 오는 23일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hjk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