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회장, 산업재해 청문회 증인으로 참석
'SPC 신규 인력 비중 과도·근무강도 유독 심해' 지적
"현장 직원 의견 청취...위험작업에 로봇도입도 검토"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허영인 SPC 회장이 노동자 사망 사고 등 계열사 사업장에서 발생한 연이은 산업재해에 사과했다. 장시간 노동 문제를 해소하고 위험한 작업에 자동화 로봇 도입을 검토하는 등 개선 방안을 찾겠다고도 약속했다.
1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 허영인 SPC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노동자 사망사고 등 최근 SPC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한 산업재해에 대한 질의를 받았다.
허 회장은 SPC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한 연이은 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해 재차 사과의 뜻을 전했다. 허 회장은 "산재 사망사고는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로 모두 저희가 부족해서 발생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모든 직원들도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고 기업문화 자체를 안전경영으로 전환해 모든 일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환경노동위원회가 개최한 산업재해 청문회 증인으로 참석한 허영인 SPC그룹 회장. 2023.12.01 romeok@newspim.com |
이날 청문회 자리에서는 SPC그룹 계열사의 장시간 노동, 미비한 안전 설비 등의 문제가 부각됐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쟁사인 Cj는 (공장 노동방식이) 4조3교대 방식인데 SPC는 여전히 2조2교대 노동을 고수하고 있다"며 "SPC의 노동 강도가 유독 강하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박정 환경노동위 위원장(더불어민주당)도 SPC계열사 사업장의 노동강도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박 위원장은 "샤니의 근로자 1400여명 가운데 80.7%인 1100여명이 신규 채용 인력이고 작년 사고가 났던 SPL도 전체 인원의 65%, 심지어 파리크라상도 54.1%가 신규 인력으로 확인됐다"라며 "신규 인력 비중이 높은 것은 근무강도가 세거나 봉급이 적거나 환경의 문제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이같은 지적에 허 회장은 "지적 명심하겠다"며 "처우개선에 대해서는 앞으로 신경써서 많은 근로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직장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2교대 근무 방식 개선에 대해서는 현재 각 회사 경영진들이 노동조합과 협의하고 있다"라며 "의견이 모아진다면 대주주로서 그대로 따를 생각이다"라고 답했다.
또한 허 회장은 최근 SPC그룹 차원에서 진행한 안전 문화 개선 노력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허 회장은 "사고 이후 현장 작원들을 대상으로 안전 포상제도를 만들어 문제 사항을 청취하고 지적받은 작업 동선, 사업장 밝기를 개선하는 등 안전한 사업장으로 많이 바뀌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위험 작업에 대한 자동화 로봇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허 회장은 "2교대 문제 개선을 위해 여러가지 생각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자동화"라며 "위험한 작업은 기계로 대체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하고있다"고 했다. 그는 "얼마 전 글로벌 제빵박람회에서 주의깊게 본 부분이 로봇 및 자동화"라며 "과거에는 로봇 장비값이 비쌌지만 이제 그렇지 않고 자동화로 많이 대체되고 있는 점을 보고 현장 전문가들과 만나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허 회장은 "계속 소통하면서 안전문제를 개선해 나가겠다"며 "언젠가는 우리 회사를 세계 1등가는 기업으로 만들어서 국민들께 보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피력했다.
한편 지난 8월 샤니 제빵공장에서 50대 근로자 A씨가 반죽을 옮기다 기계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심정지 상태로 이송됐던 A씨는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결국 사망했다. 지난해 10월 계열사 SPL의 평택 제빵공장에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한지 1년만의 일이다. 당시 허 회장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전 계열사 안전경영에 3년간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안전투자 계획에 따라 SPC그룹은 지난 10월까지 약 350억원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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