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현대전자 입사...정통 '하이닉스맨'
반도체 둘러싼 복잡한 매크로 이슈...경영어려움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현재 생산하고 있는 제품을 잘 준비하고 투자 효율성을 극대화 해 재무건전성 유지에 신경쓴다면 현재 시가총액 약 100조원에서 3년 내 시총 200조원에 도전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8일(미국시간)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24'에서 'AI의 원동력 메모리반도체'를 주제로 열린 미디어컨퍼런스를 통해 이 같은 비전을 제시했다.
2022년 3월 대표이사가 된 후 미디어 앞에 처음으로 선 공식자리에서 이 같이 밝힌 것이다.
SK하이닉스 곽노정 CEO. [사진=SK하이닉스] |
곽노정 사장은 2022년 3월 30일 열린 SK하이닉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SK사내이사에 선임된 후 이사회 의결을 통해 대표이사가 됐다. 이를 통해 기존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과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의 각자대표 체제가 박 부회장과 곽노정 사장의 각자 대표 체제로 바뀌었고, 이번 인사를 통해 곽 사장 단독 대표체제가 됐다.
곽 사장은 1965년생으로 고려대 재료공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 SK하이닉스 전신인 현대전자로 입사한 뒤 연구개발(R&D) 분야와 생산현장을 두루 거쳤다.
미세공정 개발 연구를 맡으며 두각을 나타냈고, 2015년부터는 제조현장을 담당하며 '포스트 이석희'로 주목받았다. 2012년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하며 상무보로 임원을 단 곽 사장은 2019년 개발제조 총괄 자리인 제조·기술 담당 부사장에 올랐다. 2021년 12월엔 안전개발제조총괄로 사장으로 승진한 후 2022년 대표이사가 됐다.
곽 사장은 SK하이닉스 대표이사가 된 후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매크로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며 반도체 산업은 어려움에 직면했다.
이에 곽 사장은 미디어컨퍼런스에서 대표로 올라선 후 가장 힘들었던 점에 대해 "반도체 업계 특히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과거 경험하지 못했던 상황들을 겪으면서 여러가지 고충이 있었다"면서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매크로 환경이 빠르게 바뀌었고, 지역 크리티컬 양상으로 다가왔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해 반도체 업황 둔화로 SK하이닉스는 대규모 적자를 내며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SK하이닉스 영업손실은 8조763억원을 기록했다.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인 것은 AI로 반도체 라고 불리는 HBM 제품에 있어 SK하이닉스가 주도권을 쥐었다는 점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HBM 시장점유율은 SK하이닉스 50%, 삼성전자 40%, 마이크론 10% 등으로 집계됐다.
곽 사장이 가장 강조하는 점은 고객에게 먼저 찾아가 고객 이야기를 듣고, 고객 맞춤형으로 특화된 메모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곽 사장은 지난해 11월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서울 캠퍼스에서 진행한 특별강연에서 "고객별로 다양해지는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SK하이닉스만의 '시그니처 메모리'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이처럼 기존과는 차별화된 기술을 이루어내는 주체는 결국 사람이기 때문에, 회사는 인재 육성을 최우선 과제로 보고 꾸준히 힘을 쏟겠다"고 했다.
그는 또 "메모리 반도체 고객들은 자신들의 필요에 부합하는 최적화된 스펙의 메모리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 범용제품으로 인식돼온 메모리가 앞으로는 고객별 차별화된 기술로 진화해갈 것"이라고 전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