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NH證 연구원 "AI분야 종목 간 차별화 예상하고 대응해야"
美 GDP·ISM 제조업 지수 악화 시 차익실현 욕구 늘어날 전망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이번 주(2월 26일~3월 1일) 증시에는 저PBR(순자산비율)주의 잇따른 배당락으로 가치주 테마가 단기적으로 악화할 전망이다. 이에 반해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식시장의 관심이 성장주 테마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 내용과 AI 종목 간 차별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8일 하나금융지주의 배당기준일이 예정돼 있다. 그다음 날인 29일에는 현대차·KB금융·우리금융지주·BNK금융지주·DGB금융지주·JB금융지주 등의 배당기준일이 예고돼 있다.
저PBR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자동차·금융지주사의 잇단 배당락 탓에 가치주 주가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배당기준일이 지나면 주식을 매수해도 배당금을 받을 권리가 없으며 그 전날까지만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도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배당기준일 이후에 매도 물량이 늘어나 주가가 내리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를 배당락이라고 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8일과 29일 양일간 자동차·은행 기업들의 배당기준일이 예정돼 있어 저PBR 주식들에 대한 단기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될 수 있다"며 "다만 4월 총선 전까지 정부의 추가적 정책 기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정 시에는 매수 대응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연이은 배당락에도 불구하고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주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 동력으로 인한 수혜 종목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치주에 유리한 근거는 ▲디스인플레 기대 축소와 실질금리 위주 통화정책 ▲상대적으로 낮은 벨류에이션 ▲제조업 경기 개선 구간에서 가치주 실적 개선 가능성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 동력 등"이라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자본비용(CoE)보다 높은 종목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4년 만에 누적 상대 수익률 최고치를 기록한 가치주는 추가 상승 여력을 갖고 있다"며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가 가능한 기업, 타사 주식 매각으로 자본 효율성을 제고할 기업에 주목해야 하며,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경기소비재·헬스케어 종목군"이라고 분석했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도 "워낙 관련 주자자 많이 올랐고 금융권뿐 아니라 재계 등에서도 관심이 많은 만큼 정부에서 실망스러운 방안을 제시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며 "실망 매물이 많이 쏟아지긴 어렵다고 보지만, 혹여나 발표 이후 시장에 대한 셀온이 나온다면 이때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조언했다.
◆엔비디아가 쏘아올린 큰 공…반도체·AI '대박'
반도체·AI 관련 종목은 엔비디아의 '어닝서프라이즈' 덕분에 호조세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지난해 4분기 221억 달러(한화 약 29조 503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예상치인 206억 2000만 달러를 7.17%가량 웃도는 수준이다. 주당 순이익(5.15 달러)도 시장 예상치인 4.64 달러보다 10.99% 높았다.
대만 행사에서 연설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사진=블룸버그]0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생성형 AI가 정보통신(IT) 분야의 수요를 확장할 것"이라며, 국제반도체제조장비재료협회(SEMI)는 "1분기 반도체 부문 설비투자액이 직전 분기 대비 메모리 부문 9%, 비메모리 부문에서는 16% 증가할 전망이며 AI 기술이 최첨단 반도체 수요를 유발하는 거대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IT 기업들의 주가도 긍정적으로 반응할 전망이지만, 종목 간 차별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AI 분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주식시장의 관심이 쏠릴 가능성이 높지만, 종목 간 차별화를 예상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美 PCE 물가·ISM 발표…"금리 영향 고려해 전략 수립"
오는 29일에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발표되며 내달 2일에는 1월 미국 공급자관리자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가 발표된다. 전문가들은 해당 지표가 금리에 영향을 끼치는 이벤트들인 만큼, 금리 향방을 염두에 둔 투자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강 연구원은 "이번 주 후반부에 미국 4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 1월 PCE 물가 지표 및 2월 ISM 제조업 지수 발표 등 금리에 상방 압력을 줄 수 있는 이벤트들이 다수 있다"며 "지난주 글로벌 증시 주가 흐름이 워낙 좋았던 만큼 가격 부담도 높아진 상태인데, 금리가 현 수준에서 오른다면 단기적으로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stpoems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