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이란이 핵무기 제조 전 단계인 60% 농축 우라늄 재고를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기밀 보고서에 지난 3개월 반 동안 이란의 60% 농축 우라늄 재고가 줄었다고 밝혔다.
이날 회원국들에게 보내진 IAEA 기밀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 10월 말 이후 60% 농축 우라늄을 121.5kg으로 6.8kg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순도 60%로 농축된 우라늄은 무기급 수준인 90% 농축 우라늄과 기술적으로 큰 차이가 없으며, 2주 안에 핵폭탄으로 사용될 수 있다.
현재 이란은 핵폭탄 3개를 만들 수 있을 만큼의 고농축 우라늄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농축 우라늄 일부를 희석해 60%로 농축된 우라늄 재고가 2021년 농축 시작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지난 2015년 체결된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따라 경제제재 해제를 조건으로 이란은 202.8㎏의 저농축(3.67%) 우라늄만 보유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핵 합의를 폐기한 뒤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고, 이후 이란은 우라늄 농도를 60%까지 높이고 비축량도 늘렸다.
보고서는 이란이 어떤 이유로 고농축 우라늄 재고를 줄였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이라크·예멘 세력과 미국·이스라엘이 연일 중동 곳곳에서 무력 충돌을 벌이는 상황에서 이란이 농축 우라늄 재고를 깜짝 감축한 것이라면서, 이란 핵개발을 경계해 온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이 일단은 환영할 행보라고 전했다.
오스트리아 빈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 앞에 설치된 이란 국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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