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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평화교섭본부 폐지를 우려해야 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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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협상 전담 차관급 조직 18년 만에 폐지
인·태 전략과 한반도 문제 한 조직 안에 포함
한반도 정책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 예고
한국 독자 영역 줄고 미·일과 정책 일치 가능성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지난 7일 외교부가 발표한 조직개편에 따라 북핵 관련 외교를 총괄해왔던 외교부의 한반도평화교섭본부가 영욕의 18년 세월을 뒤로 하고 문을 닫게 됐다. 이번 조직개편에 따라 한반도평화교섭본부는 간판을 내리고 그 대신 외교전략, 외교정보, 국제안보, 한반도 정책을 다루는 '외교전략정보본부(가칭)'가 신설된다.

기존 한반도평화교섭본부가 하던 북핵, 북한 관련 업무는 외교전략정보본부 내에 설치되는 4개 국장급 기구중 하나인 한반도외교정책국에서 맡게 된다. 2국 4과의 차관급 조직이 국장급으로 축소되는 것이다.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한반도평화교섭본부는 북핵 6자회담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북한 핵개발이 남북관계를 넘어 국제적 이슈가 되고 강대국들이 북핵 문제에 관여하기 시작하면서 당사국인 남과 북이 함께 참여해 만들어진 것이 6자회담이라는 다자협의 틀이다.

각자 이해관계가 다른 나라들이 모인 6자회담에서 논의를 진전시키고 남북 관계까지 함께 관리해야 하는 상황은 한국에게 전략적 사고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했다.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위상과 남북 관계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지를 확인하는 계기이기도 했다. 결국 북핵 문제 해결에는 실패했지만 6자회담과 한반도평화교섭본부의 북핵 협상은 한국 외교의 역량을 한차원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북핵 협상은 중단된채 북한은 사실상 핵무장을 완성했다. 6자회담은 2008년 12월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열리지 않고 있다. 한반도평화교섭본부는 언제 열릴지 모르는 협상의 문을 바라보며 외교부 최고 엘리트들을 뽑아다 개점휴업 상태로 놀고 있는 부서라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달 29일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난파선을 버린 선장처럼 국민의힘에 입당해 정치인으로 전격 변신한 것이 이 부서의 현주소다.

미·중 협력시대는 지나갔고 이제는 미·중 전략경쟁과 함께 신냉전 분위기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북핵 문제에 머리를 맞댔던 미국과 중·러는 다른 진영으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다. 정부의 북핵 및 북한 대응도 이같은 변화에 맞춰야 한다. 6자회담을 위해 만들었던 한반도평화교섭본부의 개편 당위성은 차고 넘친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개편하고 어떤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것인지는 또 다른 문제다.

이번 조직개편은 사실상 3차관 역할을 하는 14등급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 간판을 바꾸고 새로운 업무를 신설한 뒤 그 안에 북핵, 북한 문제를 끼워넣은 것이다. 서로 연계성이 없는 업무를 한 조직 내에 섞어 넣은 것이어서 조직의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정부가 이번 조직개편으로 북핵, 한반도 문제에서 '정책적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설되는 외교전략정보본부에는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다루는 외교전략기획실이 포함된다. 한반도 정책과 인·태 전략을 하나의 본부 안에서 함께 다루게 된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한국의 인·태 전략은 각국이 저마다 갖고 있는 인·태 전략과 다르다. 유럽 등 대부분 나라의 인·태 전략은 미국과 중국의 전략경쟁에 따른 자국의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한국의 인·태 전략은 미국의 대외전략과 접점을 넓히고 한·미·일 협력을 늘리기 위한 것으로 요약된다. 한반도 정책과 인·태 전략을 한 바구니 안에 담아 다루도록 조직을 개편하면 한반도 문제와 인·태 전략을 연계해서 정책 구상을 할 수 밖에 없다. 이번 조직개편은 한국 정부가 앞으로 한·미·일의 인·태 전략의 틀 안에서 북한 문제를 다룰 것임을 강력히 예고하고 있다.

과거 한반도평화교섭본부를 만든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남북관계와 북핵 문제가 강대국의 입김에 흔들리지 않고 '국익에 맞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 강대국이 북핵 문제에 개입하더라도 북핵 문제 해결 방향에 한국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고 남북 관계에서도 독자적 영역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번 조직개편으로 정부는 북한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미국, 일본과 일치시키는 쪽으로 옮기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신냉전적 사고에 입각해 북한을 다루면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이 크게 훼손될 수 밖에 없다.

국제적 진영화와 신냉전 분위기에 편승한 북한의 '남북 2국가 선언'으로 정부의 대북, 통일정책이 위기에 빠진 상황이다. 북한은 앞으로 통일부를 상대하지 않을 것이므로 이대로라면 정부 부처로서 역할을 하기 어렵다. 외교부의 역할은 더 커졌다. 남과 북은 여전히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라는 점을 국제적으로 더욱 강력히 설파해야 한다. 북핵 협상이 열리지 않는다고 담당 조직을 축소할 것이 아니라,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임무를 부여하고 조직을 정비해야 할 판이다.

윤석열 정부가 남북관계와 통일정책에서 '평화'를 삭제하고 있다는 것도 우려스럽다. 정부는 지난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북한 체제를 파괴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던 학자를 통일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통일부는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이라는 기존 통일정책에서 '평화'를 지웠으며 남북 교류 협력의 비중을 대폭 축소하고 북한 정세 분석과 정보 기능을 강화했다. 국방부는 '힘에 의한 평화'를 내세우며 강대강 대결 분위기와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번 외교부 조직개편에서 한반도'평화'교섭본부의 간판을 내린 것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이유다.

이번 조직개편이 북한과 대화 가능성을 닫고 제재와 압박 강화에 몰두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남북 관계가 아무리 험난해도 대화와 교류를 영원히 포기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정부의 통일 정책에서 '평화의 원칙'이 사라지면 안된다. 대한민국 헌법은 '평화적 통일'을 위해 성실히 복무할 것을 대통령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기 바란다.

open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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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판 다이소, '와우샵' 초저가 승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이마트가 5000원 이하 초저가 생활용품 편집숍 '와우샵(WOW SHOP)'을 앞세워 다시 한 번 초저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실상 다이소가 독점해온 시장을 정조준한 행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 형태의 '와우샵'을 시범 운영 중이다. 지난 17일 왕십리점에 약 20평 규모로 도입한 데 이어 연말까지 은평점(19일), 자양점(24일), 수성점(31일) 등 총 4개 점포로 확대한다. 와우샵 은평점 전경. [사진=이마트 제공] 와우샵은 전 상품을 1000원·2000원·3000원·4000원·5000원 균일가로 판매하는 것이 핵심이다. 초저가 생활용품 1340여 개 중 64%를 2000원 이하, 86%를 3000원 이하로 구성해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마트는 앞서 2018년 '삐에로쇼핑'을 통해 유사한 초저가 실험에 나섰지만 2년 만에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삐에로쇼핑은 '오프프라이스+초저가'를 콘셉트로 1000원대 상품부터 브랜드 이월 상품까지 혼합 진열하고 미로형 동선과 자극적인 매장 연출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매장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상시 저가 매장인지 할인 전문점인지 소비자 인식이 흐릿했고 대형마트와 분리된 독립 매장 구조로 집객과 회전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와우샵이 삐에로쇼핑과는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와우샵은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으로 운영돼 기존 고객 트래픽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고 전 상품을 1000원~5000원 균일가로 단순화해 가격 메시지도 명확하다. 무엇보다 이마트 해외 직소싱과 품질 관리 역량을 앞세워 '싼 가격이지만 믿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려는 전략이 눈에 띈다. 다이소 김포 장기점 매장 전경. [사진=다이소] 이 같은 평가의 배경에는 초저가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성공 공식'이 존재한다는 점도 작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이소다. 다이소는 균일가, 생활필수품 중심, 언제 방문해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단순한 포지션을 수십 년간 흔들림 없이 유지해왔다. 복잡한 기획이나 과도한 연출 대신 소비자가 기대하는 가격과 품목을 정확히 충족시켰고 전국 단위 점포망을 통해 일상 동선 속 구매를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와우샵의 성패를 가를 관건은 결국 '지속성'이다.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상시 초저가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대형마트라는 기존 경쟁력 위에 초저가 포맷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과거 삐에로쇼핑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와우샵이 단기 실험을 넘어 이마트 매장의 고정 코너로 안착할 경우 초저가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마트는 올해 들어 와우샵 외에도 4950원 화장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880원부터 4980원까지 가격을 고정한 '5K프라이스', 노브랜드 확대 등 초저가 실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소비자가 체감하지 못하는 10원, 100원 차이는 의미가 없으며, 상식 이하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고 강조해온 가격 철학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중간 가격대는 사라지고 '초저가와 프리미엄만 살아남는다'는 그의 판단이 최근 이마트의 전방위 초저가 전략으로 다시 구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mkyo@newspim.com 2025-12-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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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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