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대만의 집권당인 민진당이 지난 26일 국민소환 투표에서 참패하자, 중국은 반색하며 라이칭더(賴淸德) 정권에 대한 압박을 가속하고 있다.
대만의 일부 지역 시민 단체들은 지난달 국민당 소속 국회의원 24명에 대해 국민소환(파면) 투표를 제기했다. 라이칭더 총통도 국민 소환 투표를 지지했다. 파면을 제기한 이유는 '친중 행보로 인한 국가 안보 손상'이었다.
24명 국회의원의 각자 지역구에서 지난 26일 국민 소환 투표가 진행됐다. 투표율이 25%를 넘고 파면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더 많으면 파면이 확정된다. 선거 결과 24곳 모든 지역구에서 반대표가 더 많았다. 찬성표가 25%를 넘긴 선거구는 7곳뿐이었다.
대만 집권 민진당은 지난 1월 대선과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 전체 의석수 113석 중 51석을 얻으며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국민당이 52석을 차지하며 1당이 됐고, 민중당이 8석을 확보했다.
민진당으로서는 이번 국민 소환 투표가 여소야대 상황을 일거에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였지만, 참패하면서 국정 동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선거 결과는 대만인들이 라이칭더의 과도한 반중 행보에 대해 명확한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당국은 이 같은 선거 결과에 반색하며 대만 집권 민진당에 대한 여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 산하 대만 판공실 대변인인 천빈화(陳斌華)는 27일 "민진당 당국은 대만 독립과 1당 독재에 대한 야욕으로 정치적인 실수를 거듭하고, 사회 분열을 심화시키는 위선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며 "민진당의 정치 조작은 대만 내 민심과 여론에 위배되는 것이라는 점이 이번 투표 결과로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미국에 의지해 중국 본토에 대항하려는 민진당의 접근 방식을 대만인들이 강력하게 거부했다"며 "대만 독립이라는 지향점에 얽매이기를 거부하고 대만을 극단적 이념의 대결장으로 만드는 것에도 거부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만의 한 시사 평론가는 "압도적인 표 차이로 24명에 대한 국민 소환이 모두 부결된 것은 라이칭더 총통과 민진당 당국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반영한 것"이라며 "라이칭더 총통은 집권 이후 사법 및 기타 수단을 동원해 반대 의견을 탄압하고 양안 긴장을 지속적으로 고조시켜 왔다"고 비판했다.
또한 환구시보는 "대만 동포들이 라이 총통에 강력한 타격을 가했다"며 "라이 총통의 '대륙에 맞서 대만 독립을 추진한다'는 정책은 명확히 거부됐다"고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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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지난해 5월 총통 취임식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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