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 고려해 미래 수자원 육성해야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생수시장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2010년 약 3900억원이었던 국내 생수시장 규모는 2021년 1조2000억원으로 성장했으며 지난해 약 2조3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저성장 국면에도 수년째 꾸준히 커진 생수시장 성장세가 최근 더욱 가팔라진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물을 사먹는 문화가 보편화된 영향으로 보고 있다. 또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존 주스, 탄산음료 등을 주로 찾던 음료수 수요도 일부 생수로 넘어왔다. 당분이 높은 음료수 대신 물을 마시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생수사업에 뛰어드는 업체 수도 상당하다. 국내 생수 브랜드만 200여개에 달할 정도다. 식음료기업 뿐 아니라 편의점, 마트, 쇼핑몰 등 유통업체에서도 앞다투어 PB생수를 내놓고 있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문제는 생수산업 성장과 더불어 지하수 고갈 등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생수 수요 증가로 업체들이 뽑아 올리는 지하수의 양이 크게 늘면서 이같은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생수 제조 용도로 대량의 지하수를 지속 취수할 경우 농업용수는 물론 인근 주민들의 식수 부족 등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하수 수위가 낮아지면 지반이 꺼지는 씽크홀 등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 있는 수원지는 60여 곳 정도다. 생수 브랜드 수가 200여 개인 점을 감안하면 평균적으로 수원지 한 곳에서 네 개 이상의 다른 브랜드 생수를 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환경문제와 주민 반대 등으로 새로운 수원지를 개발하는 것이 녹록치만은 않다. 최근 강원도 원주, 경기도 포천 등 생수공장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지역에서는 인근 주민들의 반대 공세가 거세게 일고 있다. 지역민들은 '생수공장이 세워지면 농업용수 뿐 아니라 주민들이 마실 물까지 고갈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지속가능한 수자원 활용을 위해 지하수를 대체할 다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례로 제주도에서 활용 중인 용암해수는 바닷물이 화산암반층에 자연 여과돼 스며든 물이다. 사용한 만큼 바닷물이 다시 유입되기 때문에 고갈 없이 이용 가능한 물이다.
또 해양심층수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해양심층수는 햇빛이 도달하지 않는 수심 200m 이하 깊은 곳의 바닷물이다. 2℃ 이하 차가운 온도와 깊은 수심으로 유기물이나 오염물질의 유입이 없어 깨끗하며 미네랄 등이 풍부한 물로 알려진다. 이들 용암해수와 해양심층수는 담지하수를 대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네랄, 소금, 뷰티, 바이오 등 산업적 발전 가능성도 높다.
매년 3월은 '세계 물의 날(22일)'이 있는 달이다. 유엔(UN)이 먹는 물 부족과 수질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1992년 제정한 기념일이다. 실제 물 부족, 지하수 오염, 기후변화 등으로 사용가능한 수자원의 총량은 줄고 있는 가운데 깨끗하고 건강한 물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매일 마시는 물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물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