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검사장 측 "1심 사실오인 입증하려 노력"
국회 측 "재판 중인 사건도 탄핵소추 사유 중 일부"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탄핵이 소추된 손준성(50·사법연수원 29기) 대구고검 차장검사(검사장)에 대한 탄핵 심판 절차가 시작됐다.
헌법재판소는 26일 오후 3시 손 검사장의 탄핵 심판 첫 변론준비기일을 열고, 증거 쟁점 등을 정리했다. 청구인인 국회 측과 피청구인인 손 검사장 측은 탄핵심판 절차의 정지 여부를 놓고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검사장)가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01.31 pangbin@newspim.com |
헌법재판소법 제51조는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와 동일한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에는 재판부는 심판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손 검사장 측은 앞서 지난 18일 헌재에 탄핵 심판 절차를 형사 재판 결론이 나올 때까지 멈춰달라는 내용의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양측에 추가 의견 여부를 물었고, 국회 측은 "기존의 탄핵 사건에서 수사나 재판이 진행된다고 정지된 사례 없었고, 또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은 탄핵소추 사유 중 일부"라며 절차 진행을 주장했다.
반면 손 검사장 측은 "재판에서 많은 증인을 신청하고 1심과 달리 사실오인을 입증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형사사건의 유·무죄 판단 전 (탄핵 여부를) 판단한다는 것은 헌재에서 신중하게 판단해 달라"며 절차 정지를 요청했다.
손 검사장은 고발 사주 의혹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탄핵이 소추됐다. 이 의혹은 21대 총선을 앞둔 2020년 4월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던 손 검사장이 검사들에게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황희석 전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당시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검찰 고발을 사주했다는 내용이다.
손 검사장은 당시 선거에서 부정적인 여론 형성을 위해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 소속 검사 등에게 최 전 의원 등에 대한 고발장 작성과 정보 수집을 지시한 뒤 지씨의 실명 판결문과 함께 김 의원에게 전달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은 내달 17일부터 시작된다.
재판부는 "손 검사장 측이 신청한 정지 필요성은 재판부에서 논의한 뒤 추후 통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회 측은 이날 손 검사장이 헌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직권남용 혐의, 구 검찰청법·형사소송법 위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손 검사장 측은 공직선거법 위반의 범의가 없었고, 해당 사건의 고발장 및 실명 판결문은 수사 정보가 아니며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생성한 자료라는 증거가 없어 직무상 비밀을 누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또 손 검사장 측은 직원들에게 판결문 조회도 지시한 바 없으며, 지시했더라도 직권을 남용해 의무없는 일을 하도록 한 것은 아니므로 직권남용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손 검사장과 함께 탄핵이 소추된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는 전날 3차 변론준비기일을 마치고 정식 변론기일을 앞두고 있으며, 안동완 부산지검 2차장검사는 모든 변론을 마치고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 검사는 대기업 고위 임원에게 접대를 받는 등 각종 비위 의혹으로, 안 검사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 씨를 보복 기소했다는 이유로 각각 탄핵이 소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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