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화 통해 "어떤 접촉도 거부"
납치 일본인 문제에 발뺌
갈팡질팡 하며 일본 떠보는 듯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26일 담화를 내고 "일본 측과의 그 어떤 접촉도, 교섭도 외면하고 거부할 것"이라며 "조일 수뇌회담은 우리에게 있어서 관심사가 아니다"고 밝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사진=뉴스핌DB] |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여정은 담화에서 "'전제조건 없는 '일조 수뇌회담'을 요청하면서 먼저 문을 두드린 것은 일본 측이며 다만 우리는 일본이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새 출발을 할 자세가 되어 있다면 환영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을뿐"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은 "일본 측은 25일 오후 내각관방장관의 기자회견을 통하여 납치문제가 해결되었다는데 대해서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명백히 하였다"며 "저들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그 무슨 핵 및 미사일 현안이라는 표현을 꺼내들며 우리의 정당방위에 속하는 주권행사를 간섭하고 문제시하려 들었다"고 말했다.
또 "일본은 역사를 바꾸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며 새로운 조일관계의 첫발을 내디딜 용기가 전혀 없다"며 "해결될래야 될 수도 없고 또 해결할 것도 없는 불가극복의 문제들을 붙잡고 있는 일본의 태도가 이를 말해준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김여정의 발언은 북한이 납치해간 일본인 문제가 완전 해결됐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2002년 9월17일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사진=뉴스핌 자료사진] 2022.09.16 yjlee@newspim.com |
일본은 요코타 메구미(1977년 실종 당시 13세 중학생)를 비롯한 납치 일본인이 17명으로 이들 가운데 2002년 9월 고이즈미 당시 총리가 일시 귀환 형태로 데리고 온 5명을 제외한 12명은 여전히 북한에 남아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북한은 남은 납치 일본인은 8명뿐이며 모두 사망했다고 주장한다.
김여정은 이번 담화에서 "최근에 여러 차 주위의 이목을 끈 기시다 수상의 조일수뇌회담 관련 발언은 자기의 정치적 목적에 따른 것"이라며 "사상 최저수준의 지지율을 의식하고 있는 일본 수상의 정략적인 타산에 조일관계가 이용당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북한이 김여정을 내세워 연일 북일 정상회담 분위기를 띄면서 일본의 반응을 떠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대북제재와 한미일 공조 강화 등으로 궁지에 몰린 김정은의 전형적인 치고빠지기식 전술"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여정은 지난달 15일 담화에서 "(일본이) 관계 개선의 새 출로를 열어나갈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면 두 나라가 얼마든지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나갈 수 있다"며 기시다 총리의 방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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