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유권자 접근시 필요
틱톡 전용 폰 따로 구입하기도
佛 마크롱·獨 숄츠 등 틱톡 활용
[서울=뉴스핌] 박공식 기자 = 6월 유럽 주요국의 선거를 앞두고 유럽 내 정치인들 사이에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틱톡의 보안 위험을 의식해 영국과 오스트리아는 지난해 공무원들의 틱톡 사용을 금지했고 벨기에도 각료들과 공무원들이 공용 기기에 틱톡 앱을 설치하는 것을 금지했다. 하지만 정치인들은 젊은 유권자에 접근하고 소통하기 위해 틱톡 계정을 잇따라 개설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020년 틱톡에 가입한 후 현재 400만명의 팔로워를 두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틱톡의 효용성과 규제 필요성을 별도의 사안으로 보고 있다고 보좌진이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의 한 보좌관은 "우리는 TV 뉴스를 보지 않고 신문을 읽지 않는 사람들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이먼 해리스 아일랜드 부총리는 팔로워 9만5000명으로 '틱톡 수상'으로 불릴 정도로 틱톡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보안 위험보다 젊은 유권자에 다가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유럽 내 정치인 중 한 명이다.
독일에서는 고위 정치인들의 틱톡 가입이 새로운 트렌드가 될 정도로 사용이 늘었다. 칼 로터바흐 보건부 장관은 독일 각료 최초로 3월 틱톡 계정을 개설했다. 그는 틱톡 계정을 개설한 동기에 대해 "소셜미디어를 독일대안당(AfD)의 전유물로 내버려둘 수 없다"며 "틱톡을 사용한다고 해서 그것에 정통성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틱톡을 사용할 때는 데이터 유츨을 막기 위해 별도의 폰을 사용한다.
로터바흐 장관과 함께 틱톡 계정을 개설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8일 틱톡 가입 후 처음으로 동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길게 이어지는 바순 음악을 배경으로 의자 위의 가방을 보여준 후 책상에 앉아 있는 숄츠 총리를 보여준다.
독일 정부 대변인 스테판 헤베스타라이트는 성명에서 "연방언론기구가 정치에 대해 알고 논의하도록 틱톡을 사용하는 시민들을 위한 정보를 확대하고 있다"며 "숄츠 총리의 틱톡 등장은 특히 젊은이들을 겨냥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정치컨설턴트 요하니스 힐제는 틱톡의 숏비디오 포맷을 잘 활용하는 신생 군소 정당들을 부러워하는 기성 정당들이 틱톡처럼 영향력이 큰 플랫폼과 젊은 유권자들을 급진 정당에 넘겨주고 싶지 않아 틱톡을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유럽 정치 무대에서 틱톡은 점점 더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통적 매체를 신뢰하는 사람은 줄어들고 틱톡에서 뉴스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18~24세 연령대의 20%가 틱톡에서 뉴스를 찾는다.
독일 녹색당의 한 대변인은 "우리가 틱톡을 사용하는 다른 이유는 그것을 극좌나 극우에게 넘기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며 "젊은이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접하고 틱톡은 가장 큰 플랫폼의 하나"라고 말했다.
틱톡은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 소유로 사용자 데이터가 중국 정부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로 서구 국가들에서 경계의 대상이 되었다. 미국은 바이트댄스에 틱톡 플랫폼을 매각하지 않으면 앱 스토어에서 금지하는 입법을 추진 중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주석에게 직접 틱톡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틱톡 측은 보안상 위험은 근거가 없으며 다른 앱보다 더 많이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사용자의 우려를 불식시킬 목적으로 유럽 사용자의 데이터를 따로 저장하는 사이트를 지난해 아일랜드 더블린에 개설했고 제3의 보안기업에 맡겨 데이트 흐름을 모니터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사이먼 해리스 아일랜드 고등교육담당장관이 3월 24일 아일랜드 애슬론에서 열린 통일아일랜드당 지도자선출대회에서 당의 새 지도자로 선출된 뒤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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