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선호로 달러 강세…1385원까지 올라
유가 상승→ 美 금리 인하 지연→달러 강세 지속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이란-이스라엘 사태 등 중동 정세 불안으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외환전문가는 향후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국제유가를 꼽고 있다.
15일 외환전문가들은 현재 1380원대인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전망했다. 외환당국이 변동성 확대 시 시장 안정화 조치를 하겠다며 사실상 '구두개입' 했으나 뛰어오르는 원/달러 환율 방향성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전문가 시각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원/달러 환율 예상 범위를 넓게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원/달러 환율 가장 강력한 저항 구간이던 2023년 고점인 1360~1370원 이후에는 1400원대까지 저항 구간이 없다는 점에서 달러가 추가로 강세 시 1400원대까지 상승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 긴축 재료는 환율에 상당 부분 반영됐으나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와 맞물리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만큼 원/달러 환율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며 "1400원대 환율 레벨은 당초 올해 하반기를 염두에 둔 레벨이었으나 돌파 시점이 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12일 코스피가 전날 종가보다 3.93포인트(0.15%)상승하며 2,710.89으로 장을 시작한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5.06포인트(0.59%)상승한 863.16,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3.60원(0.26%) 상승한 1,367.7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2024.04.12 yym58@newspim.com |
지난 13일(현지시각)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습하며 5차 중동전쟁 위기감이 높아졌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가 올라가며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달러와 주요 6개 국가 통화를 비교한 달러지수는 105.97을 기록 중이다.
달러 강세 영향으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6.6원 오른 1382원에 개장했다. 원/달러 환율 이날 오후 1385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외환전문가는 국제유가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뛰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더 미뤄질 수 있어서다. 미국 금리 인하가 늦어질수록 달러 강세(원화 약세)는 계속돼 원/달러 환율은 고공행진을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 시각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추가 상승 혹은 불안 현상이 길어지면 물가 압력이 다시 높아지고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금리 인하를 더 어렵게 한다"며 "유가 추이는 원/달러 환율에도 가장 큰 변수로 유가 추가 상승 즉 WTI 가격이 90달러/배럴 수준을 넘어선다면 환율 역시 1400원대 진입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이슈 등 불확실성 아래에서 유가 등을 빌미로 한 추가 환율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일시적으로 1400원대에 접근하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가에 대한 우려가 진정된다면 지금의 가파른 속도는 진정될 개연성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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