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발굴감시단 주무처장 A씨 언론 인터뷰서 신원 조작 주장
전문경력관 "갑질, 인사 비리 등으로 검찰 조사 받는 인물로 추정"
대법 "감식단 구성원 이익을 위한 것"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언론에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의 유해 신원 조작을 주장한 상관의 검찰조사 사실 등을 폭로한 전문군무경력관이 무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이모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
앞서 한 매체는 2022년 3월 15일자로 '안장 마친 영국군 유해, 감식단장이 다른 국적 가능성 묵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기사는 2021년 말 부산에서 열린 유엔 6·25 참전용사 추모 행사 때 안장된 영국군 유해 3구 중 1구는 신원이 영국군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내용이었다.
기사에는 당시 유해 신원확인 과정에 참여했던 A씨가 'B씨가 이미 위에 보고했는데 갑자기 푸에르토리코인 얘기를 꺼내면 어떻게 하냐는 식으로 말했다. 행사가 목전에 있다보니 충분한 검증을 거치지 않고 신원을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에 이씨는 해당 기사 게시판 댓글을 통해 '제보자로 추정되는 인물은 해당 사안의 주무처장으로서 현재 성희롱, 갑질, 인사 비리, 고발 사주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는 내용을 게재했다.
이어 '업무상 취득한 공적 자료를 보안성 검토 없이 무단으로 기사에 제공하고 악의적으로 내용을 왜곡해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감식단의 많은 직원들과 기관의 명예를 크게 훼손시키고 있습니다. 감식단과 미 DPAA에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면 무엇이 진실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이런 악의적인 제보와 기사는 무엇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내용도 적었다.
이씨는 감식단 신원확인처 중앙감식소 소속 전문군무경력관 일한 인물로, 군검찰은 그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상관인 A씨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그를 재판에 넘겼다.
1심은 이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으나 2심은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씨가 댓글을 단 것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이씨가 지적한 기사의 핵심 내용은 감식단장이 유해 신원을 조작했다는 것인데, 이에 대한 여부는 감식단의 업무 수행일뿐만 아니라 국민의 공적 관심 사안"이라며 "이씨 의견의 주된 요지는 기사가 사실관계를 왜곡해 감식단 직원·기관의 명예를 훼손시킨다는 것으로, 이는 감식단 구성원 모두의 이익 내지 국민의 공적 관심 사안에 대한 내용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A씨의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 등을 적시한 것도 해당 기사의 사실 왜곡, 제보자의 공문서 유출 및 악의적인 내용 왜곡을 지적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한 댓글의 취지를 강조하거나 설득력을 더하기 위해 사용한 표현에 불과하다고 봤다.
아울러 재판부는 "A씨의 내부 공문서 및 대화 녹취록 유출 등을 지적한 이씨의 댓글로 인해 그의 사회적 평가가 저하되는 정도가 감식단 내부 구성원들의 명예 보호와 국민들의 유해발굴사업에 대한 올바른 여론 형성에 따른 이익에 비해 더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