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보다 예방 대책 세워야"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전북 부안군에서 발생한 4.8 규모 지진으로 시민들이 불안을 호소했다. 이번 지진은 관측 이래 16번째로 큰 규모로 전북에서 규모 4.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한반도도 더 이상 지진 안전 지대가 아니라며 내진 설비와 안전 대책을 주문했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6분쯤 전북 부안군 남남서쪽 4km 지역에서 규모 4.8의 지진(발생 깊이 8km)이 발생해 전북 특별자치도에는 최대 진도 Ⅶ가 감지됐다.
전북 부안군 행안면서 규모 4.8 지진. [사진=기상청] 2024.06.12 ej7648@newspim.com |
이번 지진은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큰 지진이다. 기상청이 지진계기 관측을 시작한 1978년 이후 16번째, 디지털 관측을 시작한 1999년 이후 12번째로 강했다. 지진으로 전남권을 비롯해 수도권, 충청, 영남에서도 흔들림이 관측됐다. 전북의 경우 최대 계기 진도가 5로, 거의 모든 사람이 느끼고 그릇·창문이 깨지는 정도의 흔들림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지진 직후 행정안전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지진 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전북자치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비상 1단계를 가동해 부안댐, 산사태, 저수지, 교량 등에 대해 긴급 점검을 진행하고 추가 피해를 파악했다.
지진 발생지역인 부안군 행안면의 한 편의점에 진열된 상품이 바닥에 떨어졌다.[사진=전북자치도] 2024.06.12 gojongwin@newspim.com |
지진으로 인한 직접적인 시설 피해 역시 발생했다. 전북자치도는 부안 31건, 익산에서 1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부안군 백산면에서는 화장실 타일이 깨졌고 익산시 남중동에서는 단독 주택 담이 기울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청이 집계한 유감 신고는 이날 오전 11시30분 기준 전국에서 309건이다. 다만 인명 피해는 접수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 시민들 역시 불안을 호소했다. 이날 오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를 비롯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진에 대한 반응이 이어졌다. SNS를 이용하는 누리꾼들은 "지진이 나서 학교가 흔들린다", "교육을 듣던 중 강당이 굉음과 같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의자랑 빔프로젝터까지 다 흔들릴 때야 이거 지진이라고 깨달았다", "이렇게 세게 지진을 느낀 건 처음이다"라며 연이어 놀란 반응을 보였다.
2024.06.12 gojongwin@newspim.com |
전문가들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전에 지진에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력하게 피력했다. 안형준 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 연구원장은 "이번 지진은 지표 가까이서 발생해 충격이 유독 컸다"며 "건물 주위에 있었다면 상당한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며 "지진 피해는 보통 P파(지진 시 처음으로 기록되는 종적 지진파) 이후 S파(P파 뒤에 오는 횡적 지진파)가 올 때 가장 크다. 초기 P파 감지와 경보 시스템이 신속하게 작동해야 S파로 인한 피해가 닥치기 전 적절한 대응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진 이후 여진으로 인한 피해가 가장 심하다는 사실 역시 잊지 말고 지진이 발생한 이후에도 안전에 신경써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내진 설계 역시 계속 진행돼야하며, 기관과 시민들도 안전 매뉴얼 숙지를 통해 사전에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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