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채권·채무 관계 고통 있었어"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수십억원의 빚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채무자를 살해한 8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이현경 부장판사)는 27일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모 씨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법원로고 [사진=뉴스핌DB] obliviate12@newspim.com |
최씨는 지난 5월 피해자가 사는 아파트에 침입해 지하1층 엘리베이터에서 흉기를 휘둘러 피해자를 살해하고, 옆에 있던 피해자의 아들도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과거 피해자에게 수십억원의 돈을 빌려줬는데 피해자가 이를 갚지 않자 지난 2019년부터 지속적으로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채무 변제를 독촉했다.
당시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최씨는 주거침입·특수협박 등 혐의로 3차례 형사처벌을 받았고, 피해자에 대한 불만이 심해지던 중 결국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최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의 객관적인 내용은 전부 인정한다"면서도 "다만 피고인은 당시 피해자를 살해할 의도를 갖고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처음에 겁을 주려는 생각뿐이었다"며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 채권·채무 관계에 따른 여러 고통이 있었다는 점도 참작해달라"고 말했다.
다음 기일은 오는 8월 22일로 피고인 신문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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