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반등에 투자심리 호전, 전셋값 뛰자 '갭투자' 환경도 개선
서울 아파트 초강세에 안전자산 부각, 주담대 금리인하도 영향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집값 반등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서울 아파트를 찾는 외지인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 지방 소멸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똘똘한 한 채' 선호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전셋값 상승으로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수하는 '갭투자' 환경이 개선된 것도 원정 투자가 늘어난 이유로 꼽힌다. 금리인하 기대감, 신고가 증가 등으로 서울 아파트를 찾는 외지인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매입자 5182명 중 서울 외 거주자는 1063명으로 전체의 20.5%를 차지했다.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 만인 지난 4월 서울 아파트의 외지인 매수건수가 1000건을 돌파한 이후 두 달 연속 1000건대를 기록했다. 올해 1~5월 서울 아파트 매수자 총 1만8625명 중 4094명(21.9%)이 외지인 원정 투자다. 서울 아파트 거래 10건 중 2건이 서울 이외 거주자가 매수한 셈이다.
서울 아파트값이 강세를 기록하면서 외지인 투자가 늘고 있다. 서울 여의도 63 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뉴스핌DB] |
집값 회복세가 본격화하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와 외지인 투자가 모두 증가했다.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매수자는 전년동기(3711명) 대비 39.6% 증가했다. 외지인 매수자는 925명에서 1063명으로 14.9% 늘었다.
서울 아파트에 대한 외지인 투자가 늘면서 인근 지역인 경기도와 인천도 원정투자가 늘고 있다. 경기도 아파트 매수자 중 외지인 매수자는 지난 4월 731명에서 5월 807명으로 증가했고. 인천도 415명에서 429명으로 늘었다. 서울보다는 상대적으로 초기 투자비용이 적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를 중심으로 교통망 수혜지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국에서 서울 아파트 강세가 두드러지면서 지방 거주자의 원정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지난 6월 넷째 주(2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1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승률도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반면 지난주 지방은 대부분 집값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대구가 -0.15%로 가장 하락폭이 컸고, 부산과 경북이 -0.07%, 경남 -0.05%, 전남 0.03% 등으로 뒤를 이었다. 지방 주택시장의 수요 감소와 맞물려 서울 아파트를 찾는 외지인이 늘어나는 추세다.
전셋값 상승으로 '갭투자'도 한결 수월해졌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58주째 상승했다. 공급감소로 아파트 입주 물량이 평년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한 데다 임대차2법의 4년 계약 만기가 순차적으로 도래하면서 전셋값 강세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전셋값 상승이 매맷값보다 더 튀면서 과거보다 초기비용을 덜 들이고 매수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이다.
당분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의 외지인 투자가 늘어날 여지가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저 금리가 2% 후반대로 내려왔다. 하반기 미국을 시작으로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주담대 금리가 더 내려앉을 가능성이 있다. 집값 마련할 때 통상적으로 수억원대 대출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대출금리 인하가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올 들어 2년여간 이어진 집값 하락분을 모두 만회하고 신고가를 찍은 서울 아파트가 늘면서 더 늦기 전에 매수하려는 대기 수요자도 늘고 있는 실정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과 지방간 아파트값이 양극화 현상을 나타내면서 전국의 주택수요가 서울로 몰리는 분위기"라며 "서울 아파트가 안전자산이란 인식도 있어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