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배 대표, M&A 기회 중요성 강조
자금 여력 불확실성·M&A 신뢰 잃어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마무리를 향해 가면서 통합 LCC(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탄생도 임박했다. 변화를 앞둔 국내 항공업계에 대응하기 위해 제주항공이 에어프레미아 등 항공사를 대상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제주항공 항공기 [사진=제주항공] |
20일 항공업계와 IB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의 최대 주주인 AP홀딩스와 2대 주주인 JC파트너스는 보유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프레미아 측은 "인수합병과 관련해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각자대표로 사업 부문을 이끌었던 문보국 대표가 고문으로 보직을 변경한 것과 관련해 업계에선 내년 초 공개 매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항공사 가운데 제주항공의 참여가 유력할 전망이다. 최근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M&A 가능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최근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사모펀드(PE)들이 투자자로 항공사에 들어가 있으니 언젠가는 투자금을 회수(엑시트)할 것"이라며 "향후 이런 M&A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항공사 가운데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는 곳은 에어프레미아와 이스타항공 두 곳이다.
에어인천 역시 사모펀드가 운영하고 있지만 최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인수했으며 현대글로비스도 뛰어들었기 때문에 공개 매물로 나올 가능성은 낮다.
업계에서는 장거리 노선을 중점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에어프레미아와 중단거리 노선 운영으로 LCC 고유 모델을 추구하고 있는 제주항공이 만났을 때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평가한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 유사한 사업 구조를 갖고 있어 시너지 측면에서 아쉬울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합 항공사 출범 이후엔 제주항공이 추구한 LCC 모델만으론 경쟁을 감당하기 힘들 수 있다"며 "공식적으로 M&A에 대해 언급했고, 실제로 시나리오상 불가능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매물로 나온다면 참전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제주항공의 M&A 참전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제주항공은 과거 M&A 진행과정에서 HDC의 입찰금액, 이스타항공의 계약 선행조건 미이행으로 최종 인수를 진행하지 않았다. 최근 진행됐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은 본입찰 참여를 포기한 바 있다.
게다가 모기업인 AK홀딩스의 자금 사정도 문제다. AK홀딩스는 과거 제주항공 주식을 담보로 1300억원 상당의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하지만 최근 제주항공 주가가 부진하자 투자자들이 원금 회수를 요청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AK홀딩스가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곤 하지만 계열사도 많이 보유하고 있고, 제주항공·애경산업·애경케미컬 3사는 상장사니 의지만 있다면 자금 조달 방법은 무궁무진하다"면서 "다만 제주항공의 과거 사례를 볼 때 M&A 관련해선 신뢰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M&A의 경우 특정 항공사를 대상으로 하거나 확정적으로 실시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및 통합 항공사 등장, 사모펀드 엑시트 등 2차 항공산업 재편 시 좋은 M&A 기회가 생길 경우를 대비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