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기대 후퇴로 주식시장 약세
중동 정세 불안으로 유가 상승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7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미국 고용시장의 지지력을 확인한 시장에서는 내달 50bp(1bp=0.01%포인트(%p)) 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후퇴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를 뚫고 오르는 등 국채 수익률이 오르면서 주식시장은 약세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98.51포인트(0.94%) 내린 4만1954.24에 마감했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5.13포인트(0.96%) 밀린 5695.94로 집계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13.95포인트(1.18%) 하락한 1만7923.90에 마쳤다.
투자자들은 급등한 국채 수익률에 불안감을 드러냈다. 이날 벤치마크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오후 3시 기준 전장보다 4.5bp 오른 4.025%를 기록해 2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은 7.2bp 오른 4.001%에 마쳐 지난 8월 22일 이후 종가 기준 최고치를 가리켰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 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은 연준의 금리 완화 속도가 예상보다 느릴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져서다. 지난주 미 노동부가 공개한 9월 고용 지표는 예상보다 강력한 경제의 일자리 창출 능력을 확인하며 실업률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우려를 약화했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S&P500지수의 연말 목표치를 6000으로 기존 5600에서 상향 조정했다. 별도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은 20%에서 15%로 낮췄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통신] |
시장 참가자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1년을 맞이한 가운데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중동 정세에 대한 우려로 상승한 국제 유가도 투자 심리를 불안하게 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은 전장보다 배럴당 2.76달러(3.7%) 오른 77.14달러에 마감해 지난 8월 말 이후 최고치에 마감했다.
이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은 "금요일 강력한 고용 보고서는 11월 50bp 인하 가능성만 사라지게 한 것뿐만이 아니라 경제 지표가 계속해서 예상보다 뜨겁다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까지 열어뒀다"며 "그러나 지난주에 확인한 것처럼 지정학적 우려를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S&P500 11개 업종 중 유가 상승에 힘입어 0.35% 오른 에너지를 제외한 10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이 중에서도 유틸리티는 2.32% 내려 두드러진 약세를 보였고 재량 소비업은 1.92%의 약세를 보였다.
최대 풍속 시속 250km의 5등급 허리케인으로 발달한 밀턴이 미 플로리다주에 근접했다는 소식도 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미쳤다.
캘리포니아 법원이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앱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대한 대안을 제공할 것을 명령한 점은 빅테크 전반을 압박했다. 이날 알파벳은 2.44% 하락 마감했다.
웨드부시 증권의 마이클 제임스 주식 트레이딩 부문 상무이사는 "지난 며칠간 발생한 것의 조합"이라며 고용 보고서와 허리케인 피해, 상승한 에너지 가격, 일부 대형 기술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코멘트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것이 섞이면서 초조한 하루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구글 뉴스는 막판에 더욱 공격적인 매도세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가정용 발전기 업체 제네락 홀딩스의 주가는 8.53% 급등했다. 반면 태풍 피해가 예상되면서 올스테이트와 트래블러스, 프로그레시브 등 보험사의 주가는 4.93%, 4.34%, 3.83% 하락했다.
이 밖에도 아마존의 주가는 웰스파고가 투자 의견을 '시장 비중'으로 내리면서 3.06% 하락했다. 제약사 화이자의 주가는 행동주의 투자자 스타보드 밸류가 10억 달러의 지분을 축적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2.13% 올랐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의 주가는 인공지능(AI) 수요가 확인되면서 15.79% 급등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18.17% 오른 22.70을 기록했다.
mj72284@newspim.com